‘임대차법 5분 발언’ 윤희숙 놓고…여당 “임대인이면서…” 통합당은 ‘투쟁 롤모델’

박범계 “이상한 억양” 언급

특정 지역 폄훼 논란 일기도

[경향신문]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5분 토론’이 정치권에 파장을 낳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주도로 처리한 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의 부작용을 지적해 화제를 모았다. 윤 의원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임대인 중심 주장’이라며 비판을 쏟아냈고, 통합당은 “야당의 길을 제시했다”며 극찬했다.

윤 의원의 ‘5분 토론’은 부동산 관련 카페 등 온라인 공간에서 회자되면서 정치권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한 발언 요지는 이번 임대차보호법 통과로 인해 전세는 점차 사라질 것이며, 여당이 이런 점을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당에선 즉각 비판이 나왔다. 박범계 의원(사진)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윤 의원의 발언에 대해 “평생 임차인인 것처럼 이미지를 가공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윤 의원이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였고, 현재도 주택 한 채를 소유한 임대인이라고 지적했다. 임대인들이 쉽게 거액의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바꾸기는 어렵고, 적어도 2년마다 전·월세가 올라갈 걱정은 덜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없이 조리 있게 말을 하는 건 그쪽(통합당)에서 귀한 사례”라고 언급해 ‘지역 폄훼’ 논란을 불렀다.

윤준병 의원도 2일 SNS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통합당은 여당의 ‘윤희숙 때리기’에 강공으로 맞섰다. 특히 박 의원의 ‘이상한 억양’ 발언을 일제히 비판했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마치 특정 지역을 폄하하는 듯 들린다. 아니면 특정인을 폄하하는 것인지”라고 밝혔다. 당내 다수인 영남 지역 의원들을 비하했다는 주장이다. 장제원 의원은 같은 날 SNS에 “논리가 부족할 때 가장 쉽게 쓰는 공격기술이 ‘메신저 때려 메시지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조수진 의원은 SNS에 “박 의원은 대전의 아파트, 경남 밀양의 건물, 대구의 주택·상가를 보유 중”이라며 “내로남불은 역시 끝을 모른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논란이 되자 ‘눈을 부라리지 않고 이상한 억양 없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통합당은 윤 의원의 발언을 치켜세우며 대여 투쟁의 롤모델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원내에서 현실적인 대여 견제 수단이 없는 만큼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발언으로 여론을 얻겠다는 것이다. 배준영 대변인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당이 써야 될 어법”이라고 칭찬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일 SNS에 “이런 분 국토부 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고 적었다.

박순봉·김형규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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