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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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공론화하면서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회·청와대 등 세종시 이전 주장이 나오지만 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화를 꾀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세종시 집값만 올리고 서울 집값은 잡지 못할 것이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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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 2.95%… '행정수도 이전'에 집값 상승률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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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27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2.95% 오르며 2012년부터 집계한 이래 주간 기준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연간 상승폭과 같은 수준이다.
올 들어 세종시 아파트값은 24.94%, 전셋값은 16.36% 각각 급등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3.30%와 2.53%를 각각 크게 웃돈다.
이는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감정원 또한 세종 집값 급등에 "정부부처 추가 이전 기대감 등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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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전,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 서울 집값이 더 빠지거나 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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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김휘선 기자 |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낸 것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 김 원내대표 또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일자리와 주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청와대와 정부 부처 등이 모두 이전해야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 또한 세종시 이전이 수도권 집값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토연구원의 '인구의 지역별 격차와 불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6년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증가했다. 2012년에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6900명의 인구가 유입됐는데 2013년에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4384명이 유입됐고, 2014년에는 2만1111명, 2015년엔 3만2950명이 이동했다. 2016년에는 비수도권으로 유입된 인구가 863명으로 줄었다. 2017년부터 다시 수도권 유입 인구가 늘며 역전됐다.
수도권에서 행복도시·혁신도시(비수도권)로 인구이동/사진= 국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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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KB국민은행의 주택매매가격종합지수를 보면 2012년 말 서울의 주택가격은 전년 말 대비 2.88%, 2013년엔 1.27%% 각각 하락했다. 2014년 변동률은 0.8%, 2015년은 4.34%, 2016년은 3.01%였다. 2016년을 제외하고 이 기간 서울 집값 변동률의 하락폭이 전국보다 더 크거나 상승폭이 전국보다 적었다. 2016년만 전국이 1.35% 오른 것 대비 상승폭이 컸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소의 국가균형발전연구단장을 맡고 있는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늘었을 때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화 효과가 있었다"며 "국제경제, 유동성 등 주택가격에 미치는 요인이 여러가지인데 인구이동도 큰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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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집값 올리고 서울 집값은 그대로일 것… 상권도 활성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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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정수도를 이전한다고 해서 서울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도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행정수도 이전 시 세종시 부동산은 100% 오르지만 한국의 주요 인프라와 직장 등이 여전히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떨어질 요인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에서 수도가 워싱턴이고 경제중심지가 뉴욕인데 뉴욕 집값이 싸지는 않다"며 "세종 집값 따로, 서울 집값 따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춘란 오비스트 본부장도 "2014~2015년에는 주택공급 등 상황이 여러 시장 침체와 맞물리며 서울 집값이 안정화됐을 뿐 국회 등이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해도 서울 집값은 큰 변동 없을 것"이라며 "김영란법 이후 정부 기관들이 내려가면 오히려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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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호재가 확정된 게 아니라 세종시 규제 어려워… 모니터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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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전경/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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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종시 집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지만 국토교통부에서는 아직까지 조치를 취하기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종시는 이미 투기과열지구이기도 하고,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설의 경우 아직 확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규제를 추가로 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집값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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