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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들어보이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AFP=연합뉴스 |
“돌을 채운 관을 만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를 부풀렸다”, “원주민을 감염시키려 드론으로 바이러스를 살포한다”,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바다에 버렸기 때문에 해산물을 먹으면 안 된다” 등 일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들이 최근 중남미에 퍼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최근 중남미 각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코로나19 ‘가짜뉴스’들이 확산하고 있다며 “가짜뉴스의 쓰나미가 중남미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30만명이 넘은 중남미는 상대적으로 정보 소외계층이 많아 코로나19 가짜 정보에 의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코로나19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거나 누군가가 일부러 퍼뜨리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이다.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에선 뎅기열 예방을 위한 소독이 정부가 고의로 바이러스를 살포하는 것이라는 음모론이 퍼졌다. 아르헨티나에선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코로나19를 확산시켰다는 황당한 주장도 나왔고, 브라질에선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부풀리려고 돌을 채운 가짜 관을 연출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코로나19를 예방하거나 낫게 해준다는 가짜 치료제 정보도 넘쳐난다. 바닷물을 마시면 낫는다거나 ‘기적의 차·식물’ 등에 대한 정보도 사람들을 현혹한다. 때로는 정치인들이 가짜 약 정보를 유포하기도 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허브와 생강, 레몬즙 등을 넣은 ‘천연치료제’를 소개했다가 트위터로부터 삭제조치를 당했고, 볼리비아에선 의회가 직접 독성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염소 사용을 권장하고 나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일방적 사랑’을 보여준다.
가짜뉴스의 확산은 실제 피해로도 이어졌다.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이 코로나19를 퍼뜨린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모론 탓에 페루에선 주민들이 통신 기술자들을 붙잡아 억류하는 일이 발생했다. 멕시코 치아파스에선 정부가 바이러스를 살포한다는 음모론을 믿은 사람들이 정부 건물을 공격했고, 볼리비아에선 이산화염소 중독으로 최소 10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짜뉴스가 정치적, 종교적 목적을 가진 사람들, 혹은 단순히 유튜브 등의 조회 수를 늘리거나 상업적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만들어 유포한다고 설명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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