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지난해 시총 5000조원 돌파… GDP 대비 2.64배 사상 최고
정부, 3기 신도시 외 용적률 상향 검토… 서울구치소 등 공공부지 개발 협의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집값 시가총액이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시가총액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정부는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해 이번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주택 시세의 합인 주택 시가총액(명목)은 5056조7924억원으로, 2018년 말(4709조6118억원)보다 7.4% 증가했다.
국내 집값 시가총액은 2000년 1000조원대에 진입한 뒤 2006년에 2000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2010년에 3000조원, 2016년에 4000조원대로 각각 올라섰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5000조원대를 기록했다. 총액이 1000조원씩 늘어나는 데 각각 6년→4년→6년→3년이 걸린 셈이다. 4000조원대에서 5000조원대로 올라서기 3년밖에 걸리지 않은 건 이번 정권 들어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다양한 정책과 규제가 효과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경제 성장세와 견줘 주택시장이 얼마나 활성화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명목 GDP 대비 시가총액 배율은 집값 시가총액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2.64배로 나타났다. 이 배율이 올랐다는 것은 경기보다 주택시장이 비교적 더 호조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한국의 명목 GDP 성장률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줄어 집값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명목 GDP 성장률은 2017년 5.45%에서 2018년 3.40%로 줄었다가 지난해 1.1%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집값 시가총액은 크게 불어나면서 GDP 대비 시가총액 배율은 2017년 2.35배에서 2018년 2.48배로, 지난해 2.64배까지 올랐다. 문재인정부 들어 투기과열지구를 6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수차례 내놓은 강도 높은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고 시가총액 배율만 높아진 것이다. 국내 가계 자산의 대부분이 주택인 데다가 대부분의 가계가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상황이라 이 배율이 상승하는 걸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집값이 오르면 가계 부채 건전성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
다만 지난해처럼 배율이 급격히 튀는 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급격히 올라 집값이 양극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 속에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이 더 힘들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거듭 내놓은 집값 안정화 대책으로 대출 길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으로 그린벨트 해제 논의가 백지화한 상황에서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3기 신도시 외 다른 택지에 대해서도 용적률을 높여 주택을 더 넣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하기 위해 지정한 경기 성남 복정·서현, 구리 갈매, 남양주 진접2, 인천 가정2 공공택지 등지에서 용적률 상향이 가능할지를 논의하고 있다. 수도권 30만호 공급 계획에 포함된 과천 과천지구를 포함해 인천 검암역세권, 광명 하안2, 시흥 하중, 안산 장상 등 중규모 택지에서도 용적률이 올라갈 공산이 커졌다. 정부는 서울구치소 등 공공부지를 개발해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다각도로 협의하고 있다.
국토부는 앞서 3기 신도시인 경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인천 계양 5곳의 용적률을 상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에서도 추가 신규 택지를 물색하는 한편 공공 재건축 제도 도입, 역세권 용적률 상향 등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남정훈·김준영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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