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간격 두고 QR코드 입력…확진자 나온 교회는 온라인 예배
"사람이 많이 모이면 위험성이 있으니 방역지침 철저히 지켜야"
교회 거리두기 입장 |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모든 교회 소모임과 행사 등을 금지한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가 해제된 가운데 26일 서울 지역 교회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예배를 진행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의무화 조치 시행 2주만인 지난 24일 이를 해제한다고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여전히 소모임·행사 재개를 유보한 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주일 예배에 참석하러 온 신자들을 맞이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교회는 현장 예배를 중지하고 온라인 예배만을 열었다.
서울 강남의 대형 교회인 양재 온누리교회는 예배 참석을 희망하는 신도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바코드를 발급받도록 안내했다.
교회 측은 방문객들을 통제하기 위해 출입문을 한 곳으로 제한했고, 교인들은 출입문에서 차례대로 체온을 측정한 뒤 바코드를 찍고 입장했다.
예배당 안에는 한 줄에 2명만 앉을 수 있도록 띄엄띄엄 좌석표가 부착돼 있었다. 빈자리에 앉은 교인들은 좌석표에 붙은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자신이 앉은 자리를 입력했다.
이 교회 입장을 안내하던 한 장로는 "QR 코드 시스템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수기 작성을 안내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이 시스템을 통해 어느 좌석에 앉았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회 소모임 재개 여부를 묻자 "소모임 금지 조치가 해제된 줄 몰랐다"며 "현재는 교회 주일예배만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소형 교회는 예배 참석 인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주일 예배를 기존 2부 체제에서 3부 체제로 늘렸다.
일요일마다 교회 내에서 열었던 카페와 식당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운영이 중지돼 불이 꺼져 어두컴컴한 상태였다. 일요일마다 진행되던 교회 소모임도 여전히 중지된 상태였다.
교인들은 비접촉식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한 뒤 수기로 명부를 작성하고 예배당에 입장했다. 예배당에는 분홍색 스티커로 좌석을 표시해 한 줄에 2명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교인 장모(26)씨는 오프라인 예배 참석 이유에 대해 "온라인 예배는 집중하거나 시간 내기가 쉽지 않고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도 예배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나온다"고 말했다. 또 "외부의 교회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에 대해 내부에서는 '기독교 박해'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면 위험성이 있으니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한 중형 교회는 현장 예배를 진행하되, 등록 교인에 한해서만 체온을 체크하고 출입 명부를 작성한 뒤 입장하도록 했다.
등록 교인이 아닌 사람이 방문하자 "왜 이 교회로 왔냐"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 출입문에 부착된 안내문 |
한편 지난 14일 70대 성도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는 출입문에 '확진자의 예배 참석으로 인해 당분간 교회 내 출입을 일체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사랑의 교회 관계자는 "28일까지 모든 예배는 온라인으로 전환됐다"며 "찬양대원과 예배 진행위원 등 최소 인원만 교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회 역시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 해제와 관계없이 2학기가 시작되는 8월 말까지 소모임을 일체 중단했다.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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