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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저출산 범인은 적은 현금지원·국공립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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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복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저출산을 해결하려는 정부 시도로 인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헛바퀴 굴리며 세금이 줄줄 새는 것보다 현금을 가정에 꽂아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낮은 국공립유치원 비율도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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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여성 1인이 평생동안 1명의 아이조차 낳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썰렁한 서울 시내 산부인과의 한 신생아실 전경.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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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전 세계 꼴찌로 떨어진 가운데, 주요국에 비해 낮은 현금성 저출산 지출과 낮은 국공립유치원 비율이 문제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전 세계 203개 나라 중 압도적인 꼴찌다. 이에 따라 2060년이 되면 생산가능 인구는 2020년의 48.1%까지 떨어지고, 현역병 입영대상자는 38.7%, 6세~21세 인구를 나타내는 학령인구도 42.8%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그 결과 생산가능인구 1명당 부양하는 인구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2020년 0.22명에서 2060년 0.98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1년 이후 연평균 21.1%씩 증가한 저출산 지원 예산을 책정해 올해 저출산 예산은 209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전 세계 꼴찌까지 떨어진 이유는 현금성 복지 부족과 낮은 국공립취원률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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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 지출 중 현금보조 비중은 2015년 14.3%에 불과해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원 출처는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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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 지출 중 현금보조 비중은 2015년을 기준으로 14.3%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중 31로 최하위 수준이다. OECD 가입국가 중 현금보조 비중이 가장 높은 그리스는 이 비율이 90%에 달한다. OECD 평균도 50.9%에 달하는데, OECD 32개국가 중 이 비율이 평균을 넘긴 15개 국가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2018년 기준 1.56명이다. 한국의 1.5배가 넘는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간접보조 중심의 정부 지출은 재정 누수가 많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아동수당, 출산보조금 등의 현금보조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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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공립 유치원 취원 비율은 2017년 21.9%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OECD 평균인 66.4%에 크게 못미쳤다.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원 출처는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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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낮아도 국가에서 책임지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 권장하면서 정작 국공립 유치원 비율은 OECD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2017년 한국의 국공립기관 유아 취원율은 21.9%인데, OECD 평균인 66.4%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은 OECD 32개국 중 이 비율이 29위에 그쳤다. 이상호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경제적 부담은 출산을 막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유럽 등 주요국 수준으로 국공립 취원율을 끌어올려 양육비를 절감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이 인구 1000만명 이상,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국가 중 최근 20년 간 합계출산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스웨덴, 독일, 일본, 프랑스를 분석한 결과도 현금보조와 국공립 유치원을 늘려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들 4개 국가의 평균 지표를 보면 저출산 지원 중 현금보조 비중은 39.9%로 한국(14.3%)의 세 배에 달했다. 국공립취원율도 57.2%로 집계돼 한국의 21.9%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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