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레이서 출신 프란츠 위트만이 자신이 만든 아담스탈 골프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유러피언투어]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자동차 레이싱 선수였던 프란츠 위트만 시니어는 자신이 고향에 만든 오스트리아 아담스탈 골프클럽에서 유러피언투어 유람뱅크오픈을 개최하면서 꿈을 이뤘다.
위트만은 1950년4월생으로 오스트리아 남부 람소에서 나고 자란 레이서다. 1973년 오스트리안 알파인 랠리가 자신의 동네 인근에서 열릴 때 레이싱에 눈떴고, 이후 레이서가 되어 오스트리안 챔피언십에서 12번이나 우승했다.
1973년부터 89년까지 17년간 활동하면서 33개의 랠리에 출전했다. 1987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18번째 뉴질랜드랠리에서 우승했고, 이밖에 생애를 통틀어 포디움에는 3번 올랐다. 아우디 브랜드의 모델같은 선수였다.
자동차 레이서에서 은퇴하고 고향 람소에 돌아와서는 새로운 열망을 품었다. 선수 생활 막바지에 달했을 때 뉴질랜드에서 TV로 골프 대회를 봤는데 그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평생 벌었던 돈을 모아 아담스탈 골프장을 개발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
오스트리아 산악 지형에 조성된 아담스탈. |
오스트리아의 산악 계곡에 조성한 아담스탈 골프장은 위트만의 고향집 인근에 만들었다. 위트만은 유러피언투어에 “골프장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다”면서 자신이 모든 공사에 참여했음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캐나다의 코스 설계가 제프 하우스와 함께 오스트리아 산악지형을 살린 코스를 만들어냈다. 설계 후 1년만인 1995년에 첫 9홀이 만들어졌고, 3년 뒤에 나머지 9홀이 만들어져서 결국 18홀 전체 개장은 1998년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6년에는 최종 9홀을 합쳐 27홀 코스가 모두 완공됐다. 위트만은 자신이 애지중지 만든 코스에서 유러피언투어를 개최할 목표를 세웠다.
“내 운명이지만 여기서 골프장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오늘에 이르렀다.” 마침 그는 유러피언 2부 챌린지 투어인 오스트리아오픈을 2006년부터 3년간 개최했다. 하지만 1부 리그는 상금이나 대회 개최 스폰서 등에서 그가 상상하는 범위를 넘어섰다.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그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를 주었다. 대회가 대폭 줄어든 유러피언투어는 급기야 한 곳에서 두 개의 대회를 열어 선수들이 모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2부 리그이던 유람뱅크오픈이 올해는 유러피언투어 1,2부가 함께 포인트를 받는 대회가 됐다. 애초 골프장을 만들 때 세웠던 꿈이 실현된 것이다.
“모두가 여기서 유러피언투어를 개최하지는 못할 거라고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항상 ‘일이 어떻게 될지 알어’라고 말했다”면서 흐뭇해했다. 수요일인 지난 15일부터 나흘간 치러진 이 대회에서 프랑스 선수 조엘 스탈터가 생애 처음으로 역전 우승했다.
골프 외 다른 스포츠 종목 선수가 골프장을 만드는 일은 무척 드물다. 그리고 그 코스가 정규 투어의 코스로 사용되는 건 더욱 힘들다.
미국프로농구(NBA)의 명예의 전당에 오른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올해 미국 플로리다 호보사운드 블랙캣 웨이 늪지에 시카고불스 팀 시절 자신의 등번호 23을 붙인 그로브(Grove)23골프클럽을 열였다. 스포츠 스타 중에 가장 부자이자 한때 PGA투어 골프 선수를 꿈꿨던 조던이 자신의 코스에서 골프대회를 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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