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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이강인 달래기?… 9개월만에 선발출장해 팀 승리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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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강인(오른쪽)이 17일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리그 경기에 선발 출장해 공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발렌시아=EPA연합뉴스


이강인(19)은 한국뿐 아니라 전 유럽의 축구계에서 주목받는 유망주 중 한명이지만 올 시즌 자신의 능력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인 발렌시아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받지 못한 탓이다. 출장시간의 부족 속에 컨디션이 저하됐고, 마음도 바빠지며 거친 플레이가 나오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런 이강인이 무려 9개월 만에 정규리그에 선발출전했다. 17일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한 것. 이강인이 정규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31일 세비야와의 11라운드 홈 경기(1-1 무승부) 이후 260일 만이자 올 시즌 세 번째다.

워낙 오랜만의 선발 출장이라 낯설 만도 했지만 이강인은 침착하게 중원에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결국 전반 17분 발렌시아의 선제골 과정에 기여했다. 중원에서 오른쪽 측면에 있던 페란 토레스에게 공을 내줬고, 토레스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든 케뱅 가메이로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이 패스를 가메이로가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이후로도 이강인은 전반 38분 가메로에게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활약을 하다 후반 18분 프란시스 코클랭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발렌시아는 이후 리드를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강인에게는 의미심장한 선발 출장이다. 불과 하루 전 현지 언론을 통해 발렌시아가 대대적 리빌딩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카데나코페’는 15일 “발렌시아 회장이 지난주 몇몇 선수들과 그들의 에이전트를 불러 대화를 나눴다”면서 “일부 주전급 선수들을 방출 명단에 올렸다”고 전했다. 이 매체가 밝힌 방출명단은 다니 파레호, 로드리고 모레노, 코클랭, 제프리 콘도그비아, 엘리아킴 망갈라, 무스타르 디아카비, 가메이로로 모두가 현재 팀을 지탱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올시즌 초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구단주와의 갈등 속에 팀 떠난 후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이 부임했지만 성적 부진 속에 최근 다시 해임됐고, 팀 선수단 내분까지 이어지자 과감한 개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의 거취는 다시 한번 폭풍 속으로 들어갔다. 일단 카데나세르는 “발렌시아 수뇌부는 가야가 주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카를로스 솔레르, 하우메 도메네크 등과 막시 고메스, 크리스티아노 피치니, 이강인, 다니엘 바스, 데니스 체리셰프, 페란 토레스도 스쿼드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구단주가 원하는 대개편 개획에 이강인의 이름이 존재한다는 것. 그러나 이강인 역시 불확실한 팀 상황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찾아 이미 팀에 이적요청을 한 상태다. 이번 선발출전은 이런 이강인을 달래려는 의도도 큰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붙잡고 싶어하는 의사를 내보이는 형국인만큼 이강인이 계속 친정팀에 남아 남아 도전을 이어갈지는 오프시즌의 주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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