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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중, 홍콩 놓고 '강대강' 대치…남중국해 무력충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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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지위 박탈+中 제재법안 서명

中외교부 즉각 반대…"단호히 대응" 경고

남중국해 갈등 심화에 충돌 가능성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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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충돌하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미국이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미중 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예고했던 대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행정명령과 홍콩 자치법안에 전격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국보법 시행으로 “홍콩 시민의 자유가 빼았겼다”며 행정명령과 법안 서명이 이에 따른 보복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홍콩은 그동안 누려왔던 관세·비자 등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홍콩 자치법안의 핵심은 홍콩 국보법을 시행한 전·현직 중국 관리와 거래하는 은행, 홍콩 자치권 침해를 돕는 단체와 그들이 거래하는 금융기관 등을 제재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이 홍콩의 국가안보 입법을 악의적으로 폄훼하고 중국에 대한 제재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홍콩을 포함한 중국 내정에 어떤 식으로든 간섭하지 말길 촉구한다. 미국이 계속 고집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통상 매일 오후 열리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오전에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홍콩 자치법안이 중국 공산당 지도층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가는 만큼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홍콩 국보법 통과와 관련된 중국 관리들의 비자를 제한했고, 중국도 이에 맞서 홍콩 문제에서 악질적인 언행을 한 미국 인사들에 대해 비자 제한하는 등 양국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간 갈등은 군사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책임공방이나 홍콩 국보법과 달리 남중국해 문제는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6개국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토분쟁 해역으로, 전략적 요충지이자 해저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미군은 대만 해협 상공에 정찰기를 보내는 등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또한 지난 9일 대만이 구매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패트리엇(PAC-3)의 수명을 30년 연장토록 할 부품을 살 수 있게 6억2000만달러(7451억원) 규모의 무기 거래를 승인했다.

미국이 연일 중국을 자극하자 중국은 전날 대만에 무기를 팔기로 한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에 제재를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이틀 연속 비난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테오도르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과 화상 회의를 열고 남중국해 문제에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한 조만간 ‘소형 항모’로 불리는 075형 상륙강습함(LPD)의 첫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의 075형 1번함의 외장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면서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상정한 ‘한광(漢光)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이번 첫 운항 소식이 나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미중 간 무력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펑 협동혁신센터 남중국학 연구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 문제를 끝장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찾고 있다”며 “중국이 대선에 중국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중 정책이 바꿨다”고 말했다.

정용니안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 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은 이 문제를 놓고 공개적으로 갈등을 벌이거나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그러나 정상 간에 대화를 통한 해결이 실패할 경우 통제 불능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남중국해에서 갈등이 점점 악화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입장을 좁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미래에 시 주석과 대화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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