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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말레이시아 “중국, 89차례 영해 침범”…커지는 남중국해 미·중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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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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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치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중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일본, 필리핀 등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도 14일 중국이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말레이시아 감사원은 중국 해안경비대와 해군 선박이 2016∼2019년 총 89차례에 걸쳐 남중국해의 말레이시아 영해를 침범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5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했다. 인접국인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말레이시아 감사원은 “4년간 영해에 침입한 외국 선박을 238차례 적발했고, 이 가운데 중국 해안경비대가 72건, 중국 해군 소속 선박이 17건이었다”며 “나머지 외국 선박은 어선이었다”고 밝혔다. 중국 선박들은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와 사라왁주 해역을 침범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중국 해안경비대·해군 선박이 말레이시아 영해, 특히 루코니아 암초 인근을 침범한 이유를 확인한 결과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행동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루코니아 암초는 말레이시아령 사라왁주에서 155㎞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또 보고서에는 “우리 해군이 중국 침입 선박을 쫓기 위한 조치를 하고, 외교적으로 항의했음에도 중국 선박은 여전히 말레이시아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며 “이는 말레이시아의 영해 주권과 안보에 중대한 문제”라는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해안경비대가 해양 주권 수호를 위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루코니아 암초를 상시 경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부가 중국에 보낸 항의 서한이 2018∼2019년 5건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 사항에 포함됐다.

앞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양 자원들에 대한 베이징의 주장은 그것들을 통제하기 위한 괴롭힘 활동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일본, 필리핀 등에서 중국을 비판하며 미국 편에 섰는데 말레이시아도 미 성명 발표 하루 만에 보고서를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말레이시아의 루코니아 암초와 베트남의 뱅가드만, 브루나이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대한 각국의 권리를 일일이 거론했다. 중국을 추가 제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4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와 기업을 제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음모를 꾸미고 선동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리는 무책임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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