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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칼럼]최저임금도 중요하나 '일자리 도둑' 로봇·AI 어떻게 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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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CBS노컷뉴스 김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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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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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동계와 사용자 단체, 정부의 줄다리기가 언제까지 진행될까?

아마 10~20년 뒤엔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큰 주목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이유는 인간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 수밖에 없는 자동화·무인화·로봇화를 넘어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2030년이 되면 도처에서 인공지능이 출현하고 20년 이후인 2040년쯤이면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50% 이상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미국의 대형 병원 내 약국들에선 약사들이 사라지는가 하면 대형 로펌에서도 AI 변호사가 일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줄다리기·신경전·갈등이 반복되는 것만도 일을 해야 하는 우리 인간들에겐 반가운 일일 런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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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퇴장' 회견하는 한국노총 위원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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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근로자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8천720원(1.5% 인상)으로 결정된 것을 놓고 설왕설래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천590원)보다 130원(1.5%) 많은 금액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천480원(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이다. 올해보다 2만7천170원 많다.

노동자 측에서는 IMF 외환위기인 1999년 8월 치에 적용된 2.7%와 금융위기 때인 2010년 치에 적용된 2.75%보다도 낮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두해 연속 한 자릿수 인상률 결정에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대한민국 최저임금의 사망 선고를 내렸다"며 "역대 최악으로 참담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용자 측에서는 공익위원들이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폭이나마 인상했다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년 동안 30% 가까이 올랐을 때부터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은 인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양 측의 주장이 다 일리 있는 말이다.

노동계 입장을 고려할 땐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다 그로 인한 경제 위기는 가늠조차 안 될 정도로 침체의 골이 깊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한 영세 사업장의 감원 압박으로 작용 했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9명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은 그나마 고육지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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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최저임금.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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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은 시간 당 1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16.4%), 2019년(10.9%), 2020년(2.9%)를 인상하는 바람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종, 자영업 부문에서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다는 비판이 심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을 우선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코로나라는 국난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에 힘을 실은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인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그야말로 공약(空約, 헛된 약속)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협상이란 없듯이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논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고용을 어떻게 유지하고 확대하느냐 여부다.

코로나 사태가 앞으로 1,2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예견이고 보면 코로나에 따른 대량 실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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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부진으로 실업급여 신청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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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1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6월보다 4천287억원(62.9%) 급증했다는 것은 실업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감소하고 있던 일자리를 코로나가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묘안을 찾아야 한다.

도로공사 같은 공기업과 프렌차이즈 기업들은 이른바 '일자리 도둑들'인 자동화, 무인화에 앞장서기 보다는 일자리 유지를 위한 남다른 대책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하이패스 시설을 하는 바람에 그 많던 요금 징수원 인력들이 사라지듯이 프랜차이즈 매장들도 종업원들의 임금(최저임금 인상)을 핑계 삼아 키오스크 매장들로 대체하고 있다.

기업들은 아마존처럼 매장과 인력을 줄이는 방법으로 큰 이익을 내는 영업 방식을 가속화할 것이고 그에 따른 일자리 소멸은 상상 이상으로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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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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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재계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사람의 일손 대신 로봇 같은 자동화, 첨단화만이 대안인지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한국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비율이 세계 1위로 1만 명당 로봇 수가 531대나 된다. 세계 평균 69대다.

인공지능 시대야말로 인간의 일자리를 거의 인공 지능과 로봇 등에게 빼앗기고 먹고 사는 문제로 고통을 받는 세상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국민 개개인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이유는 정부는 너무 한가하고, 기업들은 일손 줄이느라 안달이 나 있기에…

노동계든 사용자 측이든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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