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증세 거의 변화 없다"…김현미 꼼수 발언에 뿔난 여론

"(7·10 부동산대책 후) 1주택 실소유자들의 (증세는) 거의 변화가 없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언급한 발언이다. 김 장관은 7·10 부동산대책을 묻는 질의에 "(이번 대책은) 증세가 목적이 아니라 부동산 불로소득을 얻기 위해 몰려드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 변화"라고 설명을 더했다.

김 장관은 계속해서 "이번 대책 영향으로 세 부담이 증가하는 사람들은 3주택 이상 보유자, 또 조정지역에서 2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대상"이라며 "그 숫자는 전체 납세자의 0.4% 정도 되기 때문에, 전 국민의 0.4%에 불과하기 때문에 1주택 실소유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의 영향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장관 발언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주택자들 역시 부동산 세금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7·10 부동산대책을 살펴보면, 보유기간이 길지 않은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은 1000만원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보유 시 세 부담 증가액이 크지 않고 공시가격 30억원 이상의 주택이 0.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이번 부동산대책의 내용이지만 막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는 달랐다.

실제 정부는 지난 13일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관련 주요 제기사항에 대한 설명' 보도 참고자료에 고가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었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31억원, 내년 34억원인 아파트를 한 채만 보유한 1주택자를 예로 들었다.

그 결과, 해당 아파트를 10년간 보유한 65세의 A씨는 올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756만원에서 내년 882만원으로 126만원 늘어났다. 또 이 아파트를 3년간 보유한 58세의 B씨는 올해 1,892만원에서 내년 2,940만원으로 세 부담이 1,048만원이나 늘어났다.

정부 입장에서 1주택자가 주택을 장기보유하면 세 부담 증가 규모가 크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한 시뮬레이션이었으나, 장기보유자의 세 부담도 일정부분 늘어나는 현상을 보여주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다른 정책을 활용해 1주택자를 향한 증세 움직임은 활발하다. 이로 인해 김 장관의 "1주택자 증세 변화 없다"는 발언은 꼼수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으로 어쩌다 집값 오른 1주택자 서민의 뽕을 뽑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게시판 내 한 청원인은 "정부의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정책은 지지한다만, 공시지가 현실화로 1주택자가 덩달아 세금이 급격히 올라가는 문제는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공시지가 현실화를 해야 한다면 재산세 계산 방식을 수정하여 급격한 세금증세를 변경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주요포털 내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세금이 올랐는데 증세가 아니면 뭔가", "그냥 세금 올리고 싶어서 쇼한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우승준 기자 dn1114@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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