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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백낙청 "박원순은 특별한 사람…장례위원장 꿈에도 생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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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에서 열린 영결식 참석해 조사

뉴시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7.13.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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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장례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13일 "사는 동안 나도 뜻밖의 일을 많이 겪었지만 내가 박원순 당신의 장례위원장 노릇을 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백 명예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박 시장 영결식에 참석해 조사에서 "이렇게 갑작스레 떠났으니 비통함을 넘어 솔직히 어이가 없다. 20년 터울의 늙은 선배가 이런 자리에 서는 것이 예법에 맞는 지도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백 명예교수는 "박 시장은 우리 사회를 크게 바꿔놓은 시민운동가였다. 시장으로서도 줄곧 시민들과 가까운 곳에 머물던 당신을 떠나보내는 마당에 시민사회의 애도를 전하는 몫이 내게 주어졌을 때 사양할 수 없었다"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국민으로서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명예교수는 "지금은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다. 한 인간의 죽음은 비천한 사람일지라도 애도받을 일이지만 오늘 수많은 서울시민들과 이땅의 국민과 주민들 해외 다수 인사까지 당신의 죽음에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신이 특별한 사람이었고, 특별한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항상 놀라고 탄복한 것은 끊일줄 모르고 샘솟는 당신의 창의적 발상과 발상이 발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이 되게 만드는 당신의 헌신성"이라며 "당신의 당선이 시민후보의 자격으로 이뤄진 것 자체가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세월호 유족들에게 기억과 진상규명 운동의 공간을 열어준 것도 당신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나라의 역사를 근본부터 바꾼 촛불항쟁은 시장이 그 인프라를 마련하고 지켜주었기에 세계사에 드문 평화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제 당신 없이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이어갈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순씨 박원순 시장, 우리의 애도를 받으며 평안히 떠나라"며 "이제는 평안만이 유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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