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시 장례' 비난하며 의혹규명 공세
7월 국회 청문회·상임위서 공방 이어질듯
백선엽 前장군 현충원 안장 싸고 진영간 충돌도
정세균 노영민 이해찬 이낙연 등 백장군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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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전 육군 대장에 대한 조문과 장례 절차 등을 둘러싸고 진영 간 공방이 뜨겁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백선엽 장군의 국립서울현충원 안장을 요구하는 한편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청장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밝히겠다고 나서 진영 대결은 국회로까지 옮겨붙는 양상이다.
전주혜 통합당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대적인 서울시 장례는 민주당의 공식 가해”라며 고(故)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고소한 여비서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웅과 김미애 의원 등 48명이 동참한 성명을 발표한 전 의원은 “모두 고인과의 관계에만 몰두해서 나온 현상이다. 피해자를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배현진 의원은 병역 회피 의혹을 받다 해외로 출국한 뒤 8년 만에 귀국한 박 전 시장의 아들을 향해 “생전 부친을 괴롭혔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해 결론 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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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주말 기간 박 전 시장의 유고를 추모하면서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 같은 기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조문 취소와 동시에 뚜렷해졌다. 김 위원장은 앞서 11일 박 전 시장이 안치된 서울대병원에 조문을 갈 예정이었지만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별도의 조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는 주말 동안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시장의 서울특별시 주관 장례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50만을 돌파한 여론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 대표는 조문을 가지 않는 데 더해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 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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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은 이해찬 대표가 빈소에서 기자들을 향해 ‘xx자식’이라고 말한 파장을 염려해 최대한 조용히 장을 치르자는 입장이다. 또 주말 동안 범여권 인사인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피해자보호를 외치며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진보진영에서 설화가 오가기도 했다. 범여권에서 조문을 두고 분열하는 모습까지 보이자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외 체류 중인 친가족 귀국에 시일이 소요돼 입관시기를 감안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피해 호소인을 압박하거나 가해를 가하지 말아달라”는 입장문을 추가로 내놓았다. 장례위는 또 이날 13일 오전 발인 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 예정이었던 노제를 취소하고 온라인 영결식을 연다고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10일 별세한 백 전 장군의 조문과 안장을 둘러싸고도 진영 간 이견이 노출됐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 발발부터 1,128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전선을 이끈 장군”이라면서 “그를 전우들 곁에서 쉬게 해달라”며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종철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 백 전 장군이 일제강점기 시대에 만주군 중위로 복무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백선엽씨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부적절한 결정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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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구하던 청와대와 민주당은 결국 백 전 장군 조문을 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의원 등이 서울 송파구에 마련된 장례식장을 찾았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조문한 데 이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백 장군은 영웅”이라고 말하며 여론이 추모 분위기로 흐른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조문 정국의 파장이 7월 국회까지 이어질 분위기라는 점이다. 야권은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고소가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 난 성 추문 건을 국회 차원에서 짚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일 열리는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고소된 박 전 시장의 사건을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4선 권영세 의원은 “박 전 시장같이 우리 사회 내에서 한동안 기억될 인물의 경우 ‘후대’를 위해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므로 정확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조문 정국 이후 15일 열릴 예정인 7월 임시국회도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 백 전 장군의 공과를 둘러싼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경우·박진용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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