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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자연을 벗삼아 아내·남편과 더불어 풍류를 즐겨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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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심휴가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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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SAFE) 휴가를 위한 'F' 테마가 가족(Family)이다. 언택트, 이색 체험, 가족, 재미까지 다 잡은 코스가 있다. 프랑스 보르도에 와이너리 투어가 있다면 대한민국엔 '전통주 투어'가 뜨고 있다. 전통주 전문 소개 플랫폼 '대동여주(酒)도'가 추천하는 가족들과 가볼 만한 국내 양조장 3곳이다. 그림 같은 풍광은 덤이다.

◆ 경북 안동 맹개술도가

경북 안동에 놀라운 마을이 있다. 퇴계 이황이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 내 먼저 고삐 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라고 할 정도로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바로 맹개마을이다. 마을 길목에 낙동강이 흐르고 있어 들어가는 방법부터 쉽지 않다.

강을 건너려면 큰 트랙터에 몸을 맡겨야 한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오지 체험을 하는 기분이 든다.

'맹개마을'은 '해가 잘 드는 외딴 강마을'이란 뜻. 서울에 살던 부부가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을 일궜다. 청량산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꿩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온다. 일 년에 두 번 절정의 아름다움을 맞는다. 밀 수확철인 6월과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는 9월이다. 밀 수확 시즌에 이곳을 방문했다가 밀밭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바람에 흩날리는 황금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어디에서 어떻게 사진을 찍든 인생샷을 건지게 되는 그곳. 술을 맛보기도 전에 양조장에 반하고, 누구나 인생 양조장으로 손꼽을 만한 곳이다.

맹개술도가는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통밀로 상압 증류한 증류식 소주 '진맥소주'를 빚고 있다. 진맥은 밀의 옛말. 안동 지역의 술도가들은 모두 쌀로 소주를 빚는데, 진맥소주만 밀을 재료로 한다. 조선 초 안동의 선비 김유(1491~1555)가 집필한 요리서 '수운잡방'의 주방문(레시피)에서 찾은 제조법을 따랐다. 진맥소주 한 병에는 밀 한 평이 들어 있다. 씨앗을 뿌리는 것부터 술을 병에 담기까지 2년의 기다림, 5㎡의 밀밭, 그리고 농부의 땀방울이 담긴 귀한 술이다.

현재 양조장에서는 소목화당이라는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2인실, 4인실, 10인실 등 객실을 보유하고 있어 가족끼리 여행하기 좋은 규모다. 최소 2박 일정을 잡고 방문해서 아름다운 맹개마을에서 추억을 쌓아 보길 권한다.

▶ 맹개술도가 가는 길=경북 안동시 선성중앙길 32, 맹개마을&소목화당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길 162-129

◆ 경북 울진 울진술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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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동북단에 자리한 울진은 푸른 동해를 따라 찾아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바다와 산을 두루 즐길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갖췄고, 깊고 청정한 바다, 때묻지 않은 원시 산림이 철마다 다른 볼거리와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영동지역 최초의 '찾아가는 양조장'이자 1920년대 울진군 매화면에 문을 연 100년 전통의 양조장 '울진술도가'를 만날 수 있다. 대표 막걸리는 미소 생막걸리. 울진에서도 물 맑기로 이름난 왕피천, 그 바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천연 암반수를 쓴다. 곡류의 은은한 단맛과 경쾌한 탄산, 청량감을 갖추어 해산물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양조장을 방문해 1953년에 설립된 제1공장과 2016년 신축된 2공장을 둘러보고 막걸리를 시음해보자. 막걸리가 마음에 들면 여러 병 주문해서 차에 싣고 근처 죽변항으로 달려가 해산물과 함께 즐겨보시길. 7~8월이 대게 철은 아니지만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대게와 홍게 등을 맛볼 수 있으며, 문어나 다른 싱싱한 해산물을 즐겨도 좋겠다. 대게는 왕돌회센타, 곰치국은 죽변우성식당을 추천한다. 전날 막걸리로 과음을 했다면? 해장으로 곰치국을 초강추한다.

▶ 울진술도가 가려면=경북 울진군 근남면 울진북로 141 마음에고향.

◆ 경북 김천 수도산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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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맥의 명산 중 하나인 수도산은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의 경계에 솟아 있다. 평균 고도 1200m 고원에 수림과 초원, 바윗길이 어우러져 있으며, 대가천과 무흘구곡 등의 아름다운 계곡과 청암사, 수도암과 같은 유명한 고찰을 만나볼 수 있다. 산림청이 발표한 숲 여행하기 좋은 '국유림 명품 숲' 5개소에 선정될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차로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40여 분 가다 보면 와이너리에 도착한다. 해발 500m 고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주변을 살펴보면 와이너리가 마치 산속에 숨어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이곳은 2020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수도산 와이너리의 농장은 약 5000평에 달하며, 농약을 쓰지 않고, 잡초도 뽑지 않는 유기농 방식으로 산머루를 재배한다. 이 산머루로 만든 와인의 이름은 '크라테(Krater)'. 분지에 위치한 것에 착안해 Crater(분화구) + Korea(대한민국)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산머루는 포도의 3분의 1 정도 크기로 단맛과 신맛이 강하고, 영양이 풍부하다. 와이너리에서는 이 산머루 열매를 쭈글쭈글할 정도로 나무에 그대로 두었다가 당도와 과실미가 농축되었을 때 수확해 와인을 만든다. 블랙베리류의 향과 맛, 적절한 밸런스, 산미를 느낄 수 있다. '한국에 이런 와인이?'라고 할 정도로 부드럽고 맛이 좋아 많은 소믈리에들 극찬을 받고 있다. 와이너리를 방문하면 양조장 견학 및 와인 시음, 나만의 와인 만들기, 뱅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산머루 수확 체험은 9~10월에 가능하다.

▶ 수도산 와이너리 가려면=경북 김천시 증산면 금곡리 279-14.

▶▶양조장 투어가 처음인 분이라면?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해마다 '찾아가는 양조장'을 선정하고 있다. 지역의 양조장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전통주 체험과 함께 관광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42개 양조장이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양조장을 방문하면 시음을 비롯해 투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술 빚기나 농가 체험 등은 예약 필수. 자세한 정보는 더술닷컴을 참조하시길.

[글 = 음주문화연구가 이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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