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장악 후 관리안돼 폭발위기… 유엔 안보리 15일 긴급회의 소집
내전 중인 예멘 앞바다에 5년 동안 방치된 유조선이 폭발 위험에 처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5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문제의 유조선은 예멘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세이퍼'호다. 1970년대 일본에서 건조된 세이퍼는 원유 저장 탱크 34개를 장착하고 있으며, 예멘 국영석유공사가 1980년대 후반부터 바다 위에 띄워놓고 원유 창고로 활용해 왔다.
2015년 예멘 내전 발발 후 후티 반군은 예멘의 주요 물류 거점인 호데이라항을 장악했고, 항구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던 세이퍼호 역시 후티 손에 넘어갔다. 배 안에 있는 100만 배럴 원유의 소유권을 놓고 반군과 정부군의 입장이 갈리면서 배는 버려졌다. 후티 반군은 4000만달러(약 480억원) 상당의 원유를 처분해 조직원 월급으로 충당하겠다고 주장하며, 유엔 등 전문가들이 조사를 위해 배에 접근하려는 것을 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가 '시한폭탄' 같은 상태라고 본다. 5년 동안 유지 보수가 되지 않아 원유에서 나온 인화성 가스가 탱크에 가득 차 있는 데다, 냉각 파이프가 터지면서 해수가 엔진실에 침투했기 때문이다. 후티 반군은 잠수부 등 인력을 동원해 배 표면을 보수하고 있다지만, 침몰을 간신히 막는 수준이라고 AFP는 전했다.
만일 이 배가 폭발하게 되면 홍해 지역 생태계는 황폐해진다. 전문가들은 100만 배럴의 기름이 흘러나올 경우 생태계 복원에 3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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