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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검은 4월 최악 끝났다” 산유국들 어느새 증산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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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마이너스 37달러서 40달러로

경제봉쇄 완화로 석유 수요 회복

러시아 “감산 유지 땐 원유 부족”

OPEC·OPEC+ 사실상 증산 합의

북미 코로나 재확산이 최대 복병

“‘검은 4월’ 그 후, 최악은 지나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국제 유가 안정세를 두고 내놓은 전망이다. 경제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1일(현지시간) IEA를 인용해 “국제 유가 시장이 4월 바닥을 찍고 안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유국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잠갔던 석유 시추 밸브를 풀 채비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이외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감산 완화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8월부터 OPEC+의 감산량은 하루 770만 배럴로 줄어들게 된다. OPEC+는 연말까지 이 생산량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중앙일보

국제 원유가 안정세 감산 완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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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경제 봉쇄령으로 원유 수요는 급감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4월20일 사상 최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유(WTI) 5월물 종가가 배럴당 -37.63달러(약 4만5100원)를 기록하면서다. ‘검은 4월’이라는 용어가 나온 배경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OPEC+에 따르면 세계 원유 수요는 지난 4월엔 하루 2500만~2800만 배럴, 5월엔 2100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약 3000만 배럴 급감한 수치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과 러시아가 맹주인 비(非)OPEC 산유국들은 5~6월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감산을 놓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갈등을 빚으면서 증산을 하는 소동도 벌어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의 벽은 높았다. 코로나19확산세가 계속되자 OPEC+는 7월까지 감산을 연장했다.

그사이 국제 유가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WTI 선물은 사상 첫 마이너스를 찍은 다음 날부터 10달러대로 회복한 뒤 5월1일 20달러대, 5월14일 30달러대에 진입했다. 지난 10일 장에선 40.77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4일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에 “7월엔 석유 시장이 수급 균형을 되찾을 것이며, 이대로 감산을 지속하면 오히려 원유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감산 완화 군불 때기에 나섰다.

경제 봉쇄령이 완화하고 경제활동이 일부 재개된 것도 유가 안정의 바탕이 됐다. 석유 수요와 직결되는 경제 지표도 되살아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6월 실업률은 전월의 13.3%보다 2.2%포인트 하락한 11.1%였다.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에게 앞으로의 경기를 선행 조사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올랐다. 미국의 PMI는 43.1(5월)에서 52.6(6월), 중국은 49.4(5월)에서 50.9(6월)으로 개선됐다. PMI는 50이 넘으면 경제 활동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복병은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다. 미국은 지난 10일에만 6만90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루 최다 발생 기록을 경신했다. 북동부 지역에선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감소했으나 서부와 남부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일부 주 정부는 경제 활동 재개 조치를 중단했다. 한국은행도 12일 조사국 국제경제부가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악은 지나갔다”고 분석했던 IEA 역시 재확산이 국제 원유 시장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IEA는 코로나19 재확산이 국제 원유시장에 또 다른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북미와 남미 지역의 재확산세가 심각하기에 하루 51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진 원유 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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