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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죄 비선참모 ‘금요일밤의 감형’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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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복역 앞서 조치… 민주당·언론 “법치 모독” 맹공 / 트럼프 “불법 마녀사냥 표적돼” / 뮬러 前특검 “스톤, 여전히 중범” / NYT “닉슨도 못 건넌 선 넘었다” / 공화당과 백악관 내부서도 우려 / 롬니 “전대미문의 역사적 부패” / 법치 훼손 논란 대선 새 뇌관 부상 / 바이든 “권력 남용… 투표로 심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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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비선 참모 로저 스톤의 ‘교도소행’을 막자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당과 미 언론은 스톤의 복역을 불과 4일 앞두고 여론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금요일 밤에 이뤄진 이번 조치를 ‘법치 모독’, ‘권력 남용’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스톤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됐을 불법적 마녀사냥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날 밤 발표한 감형 조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는 가장 중요한 최고의 수사였다”면서 “스톤은 연방법을 위반해 기소됐고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다. 그는 (감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범죄자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의회 청문회 발언 이후 1년 만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했다.

스톤은 트럼프 대통령의 ‘40년 지기’ 친구다.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허위 증언 및 증인 매수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14일부터 복역할 예정이었다. 앞서 검찰은 스톤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의 이메일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와 트럼프 캠프 간 연락책을 맡았다고 주장하며 징역 7∼9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출한 직후인 지난 2월 법무부가 구형량을 3∼4년으로 낮췄고, 당시 1100명이 넘는 법무부 전직 관리들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담당 검사 4명이 사임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범죄 기록을 말소하는 사면(pardon)과 달리 처벌 수위를 낮춰 교도소행을 면하게 한 이번 조치는 “형기를 늦춰달라”는 스톤의 요청을 항소법원이 기각한 지 1시간 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잃은 것에서 교훈을 얻었다고 말해왔지만, 스톤을 감옥에서 끄집어내려고 대통령직 권한을 사용해 워터게이트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닉슨조차 감히 건너지 못한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및 감형 대상자가 너무 많다면서 “이번은 자신을 보호하는 데 활용된 범죄를 사면한 경우라는 점에서 ‘측근 사면’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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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내부와 공화당 일각의 우려도 깊다. 반(反)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전대미문의 역사적인 부패: 미국의 대통령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해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의 형을 감형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참모들조차 최근 몇 달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스톤에 대한 사면·감형권 행사는 정치적 자멸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미 언론은 법치주의 훼손 논란은 4개월도 남지 않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감형을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 증거로 규정하면서 규범과 가치들을 초토화하는 과정에 시선 집중을 피하기 위해 금요일 밤에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는 수치심을 모를 것”이라며 “올가을 미국 국민이 투표를 통해 목소리를 낼 때 그를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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