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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반도’ 4DX로 봤더니…좀비떼 뿌리치려다 튕겨나가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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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영화 <반도> 스틸컷. 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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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서울 도심. 좀비가 정석(강동원)을 물어뜯으려고 달려드는 절체절명의 순간, 검은 에스유브이(SUV)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와 좀비를 날려버린다. 스르륵 차창을 내린 운전자는 앳된 소녀 준이(이레). “살고 싶으면 타요.” 정석을 태운 차는 도로 위에 가득한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하고 좀비 떼를 밀어버리며 폭풍처럼 질주한다. 전진과 후진 기어를 수시로 바꾸고, 바퀴를 미끄러뜨리며 방향을 트는 ‘드리프트’ 기술까지 부리는 통에 차는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친다.

차 뒷좌석에 널브러진 정석이 정신을 잃을 만큼 격렬한 움직임이 영화관 좌석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반도>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영화를 ‘포디엑스(4DX) 스크린’ 버전으로 봤다.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이 부는 등의 특수효과를 내는 포디엑스와 앞과 좌우 3면에 영상을 펼치는 스크린엑스가 결합한 특수 상영관이다. 차에서, 아니 영화관 좌석에서 튕겨나가는 줄 알았다. 전체 상영시간 115분 가운데 차량 추격 장면이 20분이나 되는 <반도>는 포디엑스관에서 볼 때 쾌감이 극대화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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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스틸컷. 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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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는 전작 <부산행>의 세계관을 이어간다.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부산마저 좀비 바이러스에 잠식당하면서 반도 전체가 생지옥이 된다. 정석은 누나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탈출하지만, 배 안에 감염자가 나오면서 누나와 조카를 잃고 만다. 매형 철민(김도윤)과 홍콩에 당도한 정석은 밑바닥 생활을 근근이 이어가던 중 뿌리치기 힘든 제안을 받는다. 서울에 있는, 거액의 달러가 든 트럭을 인천항까지 몰고 오면 큰돈을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정석과 철민은 위험을 무릅쓰고 인천행 배에 오른다.

4년 만에 돌아온 <반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 그 자체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과 오목교 부근의 황량한 거리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좀비가 활동하지 않는 밤 동안 어렵지 않게 트럭을 찾아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이 방해하면서 좀비 떼들이 깨어나 몰려든다. 그들은 한때 민간인 구출 임무를 수행했으나, 지금은 생존을 위해 괴물이 돼버린 631부대원들이다. 부대원들에게 트럭을 뺏긴 정석은 자신을 구해준 준이(이레)와 유진(이예원) 자매, 그리고 그들의 엄마 민정(이정현)과 전직 군 간부 김 노인(권해효)을 만나 트럭을 되찾고 반도를 탈출할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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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스틸컷. 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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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에서 좀비가 가장 큰 적이었다면, <반도>에서 진짜 적은 사람이다. 631부대원들은 ‘들개’라고 불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잡아다가 노리개로 삼는 등 갖은 악랄한 짓을 벌인다. 정석과 함께하는 이들은 여성·노인·아이들이다. 상대적 약자지만, 운전 기술 같은 나름의 장기와 연대의 힘으로 괴물들에 맞선다. 연 감독은 “이성이 무너지고 야만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의 삶을 통해 ‘인간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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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스틸컷. 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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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절정은 후반부 자동차 추격 장면이다. 배가 기다리는 인천항을 향해 달리는 정석 일행을 631부대원들이 뒤쫓는 장면은 마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를 떠올리게 한다. 포디엑스관이 제 몫을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반도>는 아이맥스, 포디엑스, 스크린엑스 등 다양한 특수관에서 상영하는데, 그중에서도 포디엑스관이 가장 큰 인기를 모을 듯하다. 특히 최신식 의자를 설치해 움직임 효과를 강화한 씨지브이 용산아이파크몰 포디엑스관 프라임존 티켓 구하기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15일 개봉.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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