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12일 온라인에서는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와 연대하겠다는 움직임이 확산 중이다. 박 시장의 ‘5일장’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틀만에 50만명이 서명했다.
이날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박원순시장의서울시5일장을반대합니다’ 해시태그를 올린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해시태그 릴레이는 박 시장 사망 당일인 지난 10일 처음 시작돼 3일간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는_잘못없다’는 파생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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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를 다룬 책을 나눠주며 해시태그 공유를 독려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누리꾼들은 해시태그를 인용(RT)한 이들에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김지은씨의 저서 <김지은입니다>, 성폭력 문제를 다룬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 이은의 변호사의 <예민해도 괜찮아>를 나눠주겠다며 “느리지만 세상은 바뀌고 있다” “지치지 말자”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피해호소인이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본인에게 잘못이 없다면 그걸 증명하면 된다. 피해자가 제시하는 증거들이 거짓이라면 거짓이라고 말하면 된다. 용기를 낸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자임을 증명할 수단이 사라졌고 받지 않아도 될 화살을 맞게 생겼다”고 했다.
박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 의혹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민원 인증’도 이어졌다. 경찰 수사는 박 시장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 종결됐지만, 서울시는 정확한 진상 파악으로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를 막아야 할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서울시 민원 게시판에 “서울시는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책임이 있다. 그것이 오히려 박 전 시장의 명예에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적은 내용을 공유했다.
박 시장의 5일장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은 이틀만에 5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 작성자는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하나. 대체 국민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가”라고 적었다.
박 시장 장례는 예정대로 13일까지 5일간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장 반대 여론에 대해 “소탈하고 검소했던 고인의 평소 삶과 뜻에 따라 유족도 사흘간의 장례를 검토했으나, 고인의 주검이 밤 늦게 발견돼 하루가 이미 지났다는 점, 해외 체류 중인 친가족의 귀국 시일이 소요돼 부득이하게 입관 시기를 감안해 장례시기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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