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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실패한 단통법, 손질한다고 나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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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의 운명,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 높아져

[파이낸셜뉴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 6년만에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 단통법 시행 전부터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용자 차별을 막겠다는 취지로 단통법 도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6년이 지난 지금 단통법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개선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뾰족한 해답은 찾지 못했다. 단통법의 운명이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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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협의회에 따르면 단통법 개선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공시지원금의 합리적 차등 허용 △추가지원금 폭의 확대 △지원금 공시 유지 의무 기간 단축 △장려금 규제 및 투명성 증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7일 개선협의회 마지막 회의가 진행됐으며 10일 단통법 개선안의 윤곽이 공개됐다.

모두가 인정하는 단통법 '실패'


단통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은 기본적으로 실패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단통법이 당초 취지와 달리 지원금 차별을 막지 못했고, 이동통신사의 경쟁을 차단해 소비자 후생도 후퇴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는 "통신시장에는 이미 정부가 요금경쟁과 서비스경쟁에 깊게 개입하고 있다"면서 "그나마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활발했는데 정부의 개입으로 이 경쟁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오병철 연세대 교수는 "과연 지원금에 대한 규제로 통신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단통법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통법이 정책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통신법 전체를 다시금 들여다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명수 명지대학교 교수는 "단통법을 처음 제정할 때는 단말기 유통을 개선하는 것이 상당히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이 법 만으로는 통신시장 구조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단통법 뿐만 아니라 통신법 전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차별 막자더니 허용하자고?


단통법은 지원금에 대한 이용자 차별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현행 단통법은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별을 금지하되 요금제에 따른 차등만 가능하다. 하지만 개선안에서는 가입유형에 따른 합리적 차별도 허용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단통법 근간이 흔들리는 셈이다.

개선안에서는 유통망에서 제공할 수 있는 추가 지원금 한도를 현재의 15%보다 상향해 유통망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지원금 공시 유지 의무 기간을 기존 7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아울러 불법 지원금으로 전용되는 경우가 많은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새롭게 규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장려금 규제는 장려금 연동제, 장려금 차등제 등이 거론됐다.

문제는 개선협의회에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이 주요 내용에 대해 합의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나 전문가들이 찬성을 하면 통신사가 반대를 하거나 아예 입장을 유보해버리는 사례가 허다했다. 어떤 카드를 선택해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은 없다는 의미다. 특히 새롭게 추가될 장려금 규제는 기업의 자유로운 마케팅 활동까지 간섭하는 것으로 위헌의 소지도 존재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을 두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들이 많아 개선협의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개선안을 적용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부작용이 발생해 다시금 단통법에 대한 비판 여론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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