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등록된 이 청원은 12일 오전 기준 참여인원 50만명을 넘어섰다. 이번 주 박 시장 사망 이후 바로 등록된 청원은 등록 하루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선인 20만명 참여를 넘어서고 이미 장례가 시작된 이후에도 참여가 계속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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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박원순씨가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되었지만 그렇다고 그게 떳떳한 죽음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며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언론에서 국민이 지켜봐야하느냐”고 되물었다.
청원인은 이같은 의혹을 감안해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요구했다.
청원인 지적대로 박 시장 죽음은 사망 전날 전 비서가 성추행 혐의로 박 시장을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느 유명 정치인의 죽음과는 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
인구 천만 서울시의 단체장을 3번이나 연임하며 정치인으로서 명망을 쌓은 박 시장이 성추행 고소라는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그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진 것이다.
박 시장은 공개된 유서에도 이와 관련해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아 법률상 종결처리가 된 것과 별개로 사건 실체가 사실상 미궁에 빠졌다. 박 시장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탓에 정치적 공세 차원에서 가해지는 비판을 차치하고서도 그의 죽음에 대한 보편적인 수준의 의문이 너무 많이 남은 셈이다.
전 비서의 고발이 사실일 경우 당사자의 피해 복구가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느냐도 또다른 쟁점이다. 정의당 일부 의원을 포함한 여성주의적 입장을 옹호하는 이들 사이에선 이같은 이유 때문에 이미 박 시장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것과는 별개로 조문은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민주당 인사들도 고인의 ‘가는 길에 대한 예의’가 먼저라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태가 자칫 당의 신뢰에 대한 시비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나 이같은 논쟁과는 별개로 이 청원의 실질적 의미는 이미 사라졌다.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선을 진작에 넘겼으나 답변 시점은 이미 장례가 끝난 뒤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시장 아들 박주신씨가 11일 입국해 12일 입관 후 13일 발인이 예정되면서 5일장 논란의 의미도 소멸됐다.
다만 의문이 크게 남은 유력 정치인의 죽음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는 것이 정당한지를 두고 한국 사회가 감내해야 할 논쟁의 상징으로서, 이 청원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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