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30 (토)

아마존이 되고싶은 네이버···'무료배송'까지 장착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멤버십 서비스 '네이버 플러스' 통해 락인 효과 극대화

'아마존 프라임' 등 유사한 전략으로 객단가 상승 목표

국내 e커머스 시장 기존 유통공룡에 글로벌 IT가세

네이버, 경쟁력 제고 위해 무료배송 카드 쓸 가능성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플랫폼 공룡’으로 거듭나고 있는 네이버의 다음 스텝은 ‘무료배송’이 될까. 네이버는 미국 시민 3분의 1을 회원으로 보유한 아마존과 유사한 멤버십 전략을 통해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객단가를 높여 ‘쇼핑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국내 첫 검색사업자 유료 멤버십으로 주목을 받은 ‘네이버플러스’는 지난 1일 론칭 한 달을 맞았다. 6월1일 무료체험을 시작한 뒤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은 이용자들은 이날 4,900원이라는 월간 이용요금을 처음으로 결제했다. 50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나 네이버는 공식적으로 정확한 가입자 수나 전환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플러스의 핵심은 페이 포인트 적립을 통한 쇼핑 ‘락인(Lock-in)’ 효과다. 한 달에 평균 5만원을 인터넷 쇼핑에 쓰는 사용자가 있다면, 플러스 가입으로 같은 돈을 네이버에 쓰게 만드는 원리다. 여기서 더 나아간다. 콘텐츠 혜택을 제외하고 네이버플러스로 투자 대비 이익을 볼 수 있는 쇼핑 기준금액은 10만원(5,000원 적립)이다. 네이버에서 5만원을 쓰던 고객이, 쇼핑처를 통합하면서 10만원, 20만원 이상을 쓰게 되는 매출 증대 효과까지 유도한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쇼핑에서 월 20만원 이하를 결제했던 사용자들의 월 객단가가 플러스 가입을 기점으로 209%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각종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아마존당했다(Amazonized)”는 신조어를 만든 아마존의 전략과 겹쳐진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마존의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유료 회원은 비회원에 비해 연 평균 2배 가량 높은 객단가를 보였다고 한다. 프라임 멤버 수가 늘어날 수록 전체적인 매출을 견인하는 효과도 함께 발생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롤모델로 꼽히는 ‘아마존 프라임’이나 경쟁 서비스인 쿠팡 ‘로켓와우클럽’ 멤버십에 비해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하다. 아마존 프라임은 네이버와 달리 파격적인 무료배송 혜택을 내걸어 회원을 끌어모았다. 2005년 시작된 아마존 프라임은 회원에 대해 ‘이틀 내 무료배송’이 핵심이다. 이외 무료 반품, 음악·동영상 감상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아마존은 무료배송으로 회원을 모은 뒤 수익을 물류 시스템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6월 ‘당일 무료배송’으로 혜택을 업그레이드했다. 초반 출혈경쟁을 통해 아마존은 1억5,000만명(지난해 12월 기준)이 넘는 글로벌 유료 회원을 확보, 후발주자의 진입을 불허하는 수준의 경제를 창출할 수 있었다.

국내 e커머스 경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글로벌 IT 공룡들이 가세하며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최근 플랫폼 내에서 브랜드나 소상공인이 상점을 열 수 있는 ‘페이스북 샵스(Facebook shops)’ 기능을 론칭했다. 아직은 판매처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이지만, 앱 내부에서 결제까지 가능한 인앱 결제가 도입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유튜브 역시 e커머스를 염두에 둔 ‘쇼핑 익스텐션’ 기능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주문부터 배송까지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풀필먼트’ 서비스와 더불어 무료배송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쿠팡처럼 직접 물류창고를 운영하지 않고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쇼핑몰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32만명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보유한 만큼 네이버가 기존 물류업체와 제휴를 통해 풀필먼트로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고 본다. 네이버는 올 4월 기준 월 평균 신규 개설 스마트스토어가 3만5,000개 수준으로 증가했고, 최근 1년간 연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한 판매자가 2만6,000명을 넘어섰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네이버는 유명 브랜드들이 직접 입점하는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풀필먼트의 일종인 ‘24시간 내 배송보장’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첫 타자가 LG생활건강이다. CJ대한통운(000120)과 협업을 통해 밤 11시30분 전에 주문을 완료하면 익일배송을 보장한다. 이처럼 네이버는 직접 물류 체계를 구축하지 않더라도 협력사를 통해 손쉽게 ‘물류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브랜드스토어와 관련해 “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쇼핑몰의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올해 (브랜드스토어) 200개 오픈을 목표로 한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네이버의 풀필먼트 사업 본격화와 함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도 배송 관련 혜택이 추가적으로 담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한 관계자는 “우선 연말까지는 현행 패키지대로 멤버십 혜택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 초에 제휴사를 통해 요금제를 다변화하는 등 혜택을 보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