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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문희상·이재오·우석훈 등 박원순 시장 조문…"정말 안타까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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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과 크고 작은 인연 각계 인사 발길 이어져

장례식장 인근서 보수 유튜버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소란 일기도

가세연, 조롱 이어 빈소 인근서 생방송 진행 물의

[이데일리 양지윤 송주오 공지유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이튿날인 11일 오전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빈소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이재오 전 의원,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 등 평소 고인과 크고 작은 인연을 맺었던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례식장은 오전까지 차분했으나 오후 들어 서울특별시장(葬)을 반대하는 보수 유튜버들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장례식장 인근에서 생방송을 진행해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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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11일 고 박원순 시장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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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박 시장 빈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참담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문 전 의장은 이날 오후 1시33분 빈소를 방문해 조문한 뒤 20여분간 머물렀다. 이재오 전 의원도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박 시장이 변호사였다”며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시장이 설립을 주도했던 참여연대와 아름재단에서 함께 일했던 우석훈 박사는 최근 논쟁을 벌인 뒤 고인과 이별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우 박사는 “서울시장이 된 후 개인적으로 좋은 사이를 유지했으나 종상향과 광화문 재조성과 관련해 논쟁을 했다”면서 “재미있고 좋은 기억이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논쟁하던 기억을 갖고 보내드리려니까 맘이 편하지 않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밖에 우원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비롯해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오후 2시30분쯤에는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을 반대하는 보수 유튜버들이 장례식장에 몰려들어 고인의 지자들과 말싸움이 벌어지며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대 장례식장 인근에서는 가로세로연구소 진행자인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김용호 연예기자가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실시간으로 방송을 중계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에도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된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에서 방송을 진행하며 웃음을 터트리고 고인을 모욕하는 듯한 언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시장의 상주 역할을 맡고 있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가족은 이날 오후 ”가세연이 사자명예 훼손을 넘어 국가원수까지 모독한 유튜브 생방송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온라인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하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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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연구소가 11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가세연 방송 캡처)




오전에 빈소를 방문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앞으로 할 일도 많은데, 꼭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라고 하며 말을 맺지 못했다. 최 교수는 박 시장이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답했다고 본다. 그래서 조문한 것”이라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염 추기경은 “박 시장께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돼 참 안타깝다. 유족에게 위로를 드리고 고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시장님으로 서울시를 돌보니까 시가 잘되도록 서로 기도하고 또 같이 도왔다”며 “같이 도우면서 사는 것이 시민으로서 우리 삶”이라고 했다.

박 시장과 염 추기경은 지난 2017년 바티칸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한국 천주교 230년사(史) 전시 참석차 함께 이탈리아를 방문한 인연이 있다. 또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면담을 하고 감염예방 수칙 준수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 장관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장례식장을 떠났다. 김 장관과 박 시장은 최근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조용히 조문을 마치고 돌아갔다. 정 이사장은 박 시장과 정치적 지향점을 달랐으나 서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페데리코 파일라 이탈리아 대사도 오전에 빈소를 다녀갔다.

한편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공항 내 검역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면 장례식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 2012년 자신의 병역문제가 불거진 후 출국해 영국에서 머무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입국자는 국내 입국시 2주간 의무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역대응지침 제9판에 따라 본인과 배우자의 직계존비속·형제자매 장례식에 참여하는 경우엔 자가격리 면제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박씨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박 시장의 빈소로 이동, 상주로서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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