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박원순 장례위원장 결국 맡기로…적절성 논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 시장의 장례를 집권여당의 당 대표가 주관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박 시장의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장례위원회는 고인 삶의 발자취에 따라 시민사회와 정치권, 서울시에서 총 3명을 선임했다"며 "백낙청 명예 교수는 창작과 비평 편집인으로 활동해온 문학평론가이자 대학교수로 여러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고인과 하며 깊은 인연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권을 대표해 참여하는 이 대표는 고인을 평소 민주화운동 동지이자 친구로 각별한 애틋함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서 부시장은 현재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서울시 공식장례로 진행될 경우 본인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스스로 밝혔다. 이를 두고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 고소인을 자칫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 내에서 일었다. 박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치뤄지는 것에 이어 집권여당 당대표가 장례위 공동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절하냐는 이야기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듯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 시장 장례가 5일장으로 치러지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박 의원은 "고인(故人·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걱정과 문제 제기 잘 알지만, 고인의 삶을 추모하고자하는 전국의 많은 사람의 애도 절차도 장례에 최대한 담을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어 "소탈하고 검소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유족들도 사흘 장례를 검토했지만, 고인의 시신이 밤늦게 발견 돼 하루가 이미 지나갔다"며 "해외 거주 중인 가족 때문에 부득이하게 장례 일정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박 시장의 장례에 대해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 이 나라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고위 공직자들의 인식과 처신에 대한 깊은 반성과 성찰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할 때"라고 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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