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3선 서울시장·‘대권 잠룡’의 충격적인 사망
故 최숙현 사태 일파만파...체육계 자성 요구 봇물
美 송환 불발 손정우...여성계 “재판부 탄핵하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박원순(64) 서울시장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박 시장은 실종 신고가 들어간 지 14시간여 만인 10일 오전 0시 1분께 서울 종로구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여성 비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 시장은 유언장을 통해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짧게 밝혔습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고 최숙현 선수 사태 일파만파 △손정우 미국 송환 불발 등입니다.
◇최초 3선 서울시장·‘대권 잠룡’의 충격적인 사망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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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9일 오후 늦게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날 휴가를 내고 공관에 있던 박 시장이 집을 나선 뒤 전화 연락이 닿지 않자 오후 5시 17분 박 시장의 딸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7시간여 동안 수색을 진행했고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사망한 박 시장을 발견했습니다. 소방청 소속 인명구조견이 먼저 박 시장의 유류품을 발견하고 그 근처에서 박 시장을 발견했습니다.
‘인권변호사 출신 정치인’ 박 시장의 사망은 시민사회계, 정치권에도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박 시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 과정에서 투옥과 명문대 제적,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정치권에 몸 담게 된 것은 지난 2011년부터입니다.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하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이후 2014년에는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2018년엔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각각 누르고 역대 처음으로 서울시장 3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사상 최초로 서울시장을 3연임하며 범 여권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 그가 결국 짤막한 유언을 남기고 급작스레 세상을 뜰 줄은 본인조차도 몰랐을 것입니다. 박 시장은 유언장을 통해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적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10일 새벽 최익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서 사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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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여성 비서의 ‘미투’ 폭로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 비서는 지난 8일 경찰에 박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비서는 2017년 이후 성추행을 당했고, 메신저를 통해 부적절한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입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유족들은 “근거 없는 소문 전파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편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내년 4월 7일 보궐선거가 열릴 때까지 9개월간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됩니다. 박 시장의 민선 7기 임기는 2022년 6월 30일까지로, 4년 임기의 절반인 약 2년이 남은 상태였습니다. 새 서울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에 열릴 전망입니다. 박 시장의 장례는 10일부터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서울대병원에서 5일간 치러집니다. 발인은 13일이며 일반 시민은 서울시청 앞 시민분향소에서 조문 가능합니다.
◇故 최숙현 사태 일파만파...체육계 자성 요구 봇물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추가피해를 증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사진=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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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감독 등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뜬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체육계에 대한 자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 선수의 동료인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 선수 A모·B모씨는 지난 9일 오후 2시쯤 검찰 조사를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는데요. 두 선수는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과 팀 닥터로 불린 안모씨를 비롯한 선배 선수 2명을 폭행 등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소했습니다. 경찰도 체육계의 폭력 등 가혹행위 문제가 커지는 양상을 보이자 특별수사단을 꾸려 집중 수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범죄 사실이 무거운 경우엔 구속 수사도 진행할 방침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체육계의 고질적인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가령, 육상선수들은 소속 팀 내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더라도 한국실업육상연맹 규칙 내 ‘독소조항’ 탓에 팀을 옮기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다른 종목에 비해 긴 계약기간 때문에 선수 전성기 시절 대부분을 한 팀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관련 규정 개정을 권고했고, 결국 실업육상연맹은 이를 받아들여 개정을 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美 송환 불발 손정우...여성계 “재판부 탄핵하라”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세계 최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C2)’ 운영자 손정우(24)에 대해 6일 법원이 미국 인도를 불허하면서 구속 근거가 사라졌습니다. 특히 손정우는 서울구치소에서 곧장 풀려나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법원은 “손씨를 미국으로 보내 강력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면서도, 범죄인 인도조약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명분과 함께 향후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손정우의 신병을 한국이 확보해야 한다는 실리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등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번 법원의 판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여성계는 사법부를 규탄하는 단체행동에 나섰습니다. 여성의당 당원들은 7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정우가 고마워한 재판부에 대해 전 세계가 분노한다”며 재판부 탄핵을 주장했는데요. 이들은 “‘n번방’의 시초이자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운영자였던 손정우에 대한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이 내려지며 그나마 있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법부가 이같은 아동 성착취 범죄에 가해자 중심 결정을 내린 건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성단체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eNd)도 이날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판단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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