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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 별세…향년 10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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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최초 대장·전쟁영웅으로 추앙받았으나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 친일 행적 평생 논란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6·25 전쟁영웅이자 창군 원로인 백선엽 육군 예비역 대장이 10일 밤 11시4분쯤 별세했다. 향년 100세.

11일 육군 등에 따르면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문에 들어온 뒤 6.25 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주중 한국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를 지휘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한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당시 나이 33세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계급장을 달아주면서 옛날에는 임금만이 대장이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공화국이라서 신하도 대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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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이 10일 오후 11시 4분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한 백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문에 들어온 뒤 6·25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주중한국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사진은 2013년 8월 경기도 파주 뉴멕시코 사격장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 미8군 명예사령관 임명식에서 미군 야전상의를 입은 뒤 경례하는 백 장군(사진=연합뉴스).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다부동 전투 때 도망치는 장병들을 모아놓고 “내가 앞장서 싸우겠다. 내가 물러나면 나를 먼저 쏘라”며 부하들 후퇴를 막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겪은 가장 치열했던 전투는 1950년 여름 1사단장으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한 이 전투라고 밝힌 바 있다. 두 달 가까이 부하 장병들과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고, 전투 현장은 그야말로 생지옥과 같았다고 증언했다.

1952년 12월 참모총장 재임 당시엔 방한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국군 증강 필요성을 직접 브리핑해 육군 10개 사단을 20개 사단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미 8군사령부는 전쟁 당시 업적을 기려 2013년 고인을 명예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깊다.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군 내 남로당 숙청 분위기 속에서 박 전 대통령 구명에 적극 나섰고, 그 인연으로 1960년 대장 전역 뒤 교통부 장관 등 요직을 거쳤다. 장관 재직 시절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을 지휘했다.

좋아하는 고사성어는 ‘상선약수’(上善若水·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인데 이는 ‘기동력 있게, 겸손하게 살고 싶다는 뜻’이라고 백 장군은 설명한 바 있다. 6·25전쟁 당시 겪은 일화 등은 미국 국립보병박물관에 육성 보관되어 있다.

하지만 일제 간도특설대 복무 사실은 늘 그를 따라다녔다.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0년 6.25 전쟁 60주년을 기념해 ‘명예 원수(5성 장군)’로 추대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반대 여론에 부딪혀 불발됐다.

고인은 태극무공훈장(2회),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미국 은성무공훈장, 캐나다 무공훈장 등을 비롯해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2010 밴 플리트 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15일 오전 7시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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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이 10일 오후 11시 4분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 사진은 2018년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서 생각에 잠긴 백 장군(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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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이 10일 오후 11시 4분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 사진은 휴전회담 한국대표를 역임한 백 장군이 육군에 기증한 군 역사 관련 기록물 중 1951년 7월 10일 유엔 대표들이 휴전회담을 위해 개성으로 가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는 모습. 휴전협정 당시 계급으로 왼쪽부터 버크 제독, 크레이기 공군 소장, 백선엽 소장, 조이 해군 중장, 리지웨이 유엔군사령관, 호디스 육군 소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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