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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백선엽 "특혜없이 대전에 묻어달라"···한달전 현충원 안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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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고 백선엽 예비역 장군.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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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숙환으로 별세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한 달여 전 정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여·야가 백선엽 장군 사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여서다. '과거사' 이슈 제기에 집중하던 여권은 5월 말 친일·반민족 인사를 현충원에서 이장한다는 내용의 국립묘지법 개정안까지 거론했었다.

당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일파 군인의 죄상은 전공(戰功)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며 논란을 점화했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백 장군은 6·25의 이순신"이라며 반박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백 장군은 현행법상 현충원 안장 대상"이라며 진화했지만,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고 말하며 파묘논란까지 번진 바 있다.

야당은 국가보훈처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서울현충원(동작동)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이 꽉 차서, 백 장군이 별세하면 대전현충원에 안장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논란은 백 장군 측에서 "대전현충원에 묘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안장지를 둘러싼 논란에 연루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히며 일단락 됐었다. 백 장군 측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당초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장지로 검토한 바 있다. 백 장군은 6·25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육군 제1사단을 이끌고 다부동에서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쳤다. 그러나 백 장군이 “국가가 관리하는 곳에 개인 묘지를 만들면 특혜가 된다. 내 묏자리는 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11일 향년 100세로 영면에 든 백 장군은 결국 대전현충원에 묻히게 됐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15일 오전 7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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