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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류중일 감독의 굳은 믿음, 터지지 않는 채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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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류중일 LG 감독은 부진에 빠진 채은성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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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LG 감독은 10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최근 부진에 빠진 채은성 얘기가 나오자 “욕을 먹더라도 내가 먹겠다”고 했다. 이날 채은성은 5번 지명타자로 클린업 트리오에 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은성이가 이겨내야 한다. 타격코치에게 은성이가 경기를 뛰면서 이겨내게 하자고 얘기했다. 채은성은 우리 팀의 중심 타자”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삼성 시절부터 한 번 믿은 선수는 꾸준히 기회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침체에 빠진 이승엽과 최형우를 계속 출전시켜 결국은 타격감을 찾게 한 적도 있다. 물론 그만큼 오랜 부진을 참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양면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감독마다 스타일이 다를 텐데 나는 이전부터 이런 상황이면 주전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물론 선수 본인이 감독이나 코치에게 시간을 달라고 하면 빼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선발로 넣는다. 주전은 주전”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 여론도 감수하겠다고 했다. 그는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며 “결과가 나쁘면 감독은 욕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은성은 첫 타석부터 찬스를 맞았다. 1회말 이천웅와 이형종의 안타, 라모스의 볼넷으로 얻어낸 1사 만루 찬스에서 채은성이 친 타구는 힘없이 플라이 아웃이 됐다. 멀리 날아가지 못해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가 들어올 수도 없었다. LG로선 초반 흔들린 NC 선발 루친스키를 공략할 기회를 아쉽게 놓친 셈이 됐다. LG는 다음 타자 정근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겨우 1점을 뽑았다. 이는 LG가 루친스키에게 뺏어낸 유일한 득점이 됐다.

채은성은 3회말엔 삼진을 당했다. 6회말에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 류중일 감독은 NC가 7회초 5점을 뽑아내며 10-1로 달아나자 주전들을 대거 뺐다. 하지만 채은성은 남겼다.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보였다. 8회말 네 번째 타석에 선 채은성은 이번에도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결국 채은성은 이날 경기를 4타수 무안타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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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복귀 이후 34타수 3안타 0타점 0홈런의 부진에 빠진 채은성. /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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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 119타점을 몰아치며 LG 타선을 이끈 채은성은 올 시즌 부진의 터널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5월만 해도 기세가 좋았다. 한 달 동안 타율 0.319, 4홈런 23타점으로 활약했다. 6월 들어 타격감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이름값은 해내던 채은성은 6월말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후엔 방망이가 완전히 식었다.

6월 30일 복귀 이후 34타수 3안타 0타점 0홈런이다. 이날 NC전에서도 공을 정확히 배트에 맞히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채은성의 계속된 부진에 많은 LG 팬들이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분위기다. “채은성을 빼야 한다” “하위 타순에 배치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LG는 7월 들어 2승7패로 부진하다. 이 시간을 잘 보내지 못한다면 26년 만의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 진출도 위험해질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언제까지 채은성에게 기회를 줄까. 채은성은 언제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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