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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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식을 서울특별시장(塟)으로 치른다는 소식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반대 청원이 올라왔다. 박 시장 사망 직전 제기된 성추행 혐의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몇 시간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10일 오전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자 서울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박 시장의 장례가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다"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곧이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서울특별시장(塟)에 반대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등장했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그의 전 비서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이 '공소원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된 데 따른 것이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7시 25분쯤 20만 동의를 넘어섰다. 동의는 현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로써 청와대는 해당 청원이 마감되는 다음달 9일부터 한 달 이내에 공식 답변을 내놔야 한다.
청원자는 "박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못한 채 종결됐다"며 "이게 떳떳한 죽음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 선택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며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도 이날 성명서를 냈다. 한변은 "대한민국 수도의 시장이 극단 선택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 자체는 시장 개인을 떠나 우리나라 국민 전체의 불행"이라면서도 "본질은 엄중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범죄 피의사건으로 피해 여성 일터인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관련 혐의에 대해 공모하거나 방조한 바가 없는지 수사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오랜 시간 서울시장직에 종사해온 만큼 서울특별시장을 치르는 게 절차적으로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9일 "박 시장의 전직 비서라고 밝힌 A씨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며 "A씨가 변호사와 함께 지난 8일 밤 경찰을 찾아와 9일 새벽까지 관련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비서 일을 시작한 2017년 이후 줄곧 성추행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이 자신에게 신체접촉을 했을 뿐 아니라 휴대전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사적인 사진을 수차례 전송했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에 증거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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