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최숙현 아버지 "이겨내라고 잔소리한 것이 한으로 맺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 등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씨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신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과 언론인, 동료 선수에게 감사하다”며 “사과도 없이 가혹행위를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최씨는 이날 “숙현이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강했고,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까지 지낼 만큼 스포츠를 사랑했다”며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앞서 가해자들은 관계기관에 “최숙현이 운동을 하기 싫어했지만 가족들이 시켜서 억지로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한평생 농사지으면서 딸아이 보는 게 삶의 유일한 낙이었다”며 “하지만 경주시청 팀이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라는 걸 진작 알았다면 숙현이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숙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김규봉, 장윤정 말만 듣고 (숙현이를) 타이르며 ‘이겨내라’고 잔소리한 것이 너무나 가슴에 한으로 맺힌다”고 했다.

그는 “경주시청 팀 전체에 책임을 묻고 팀을 해체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경주시청 팀은 건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라이애슬론은 국가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훈련해야 하는 비인기종목”이라며 “트라이애슬론을 사랑했던 숙현이는 그 누구보다도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나오기를 바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주낙영 경주시장은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 및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나머지 선수들의 생계마저 끊어버리는 일이며, 실업팀이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해 피해 신고를 어려워하는 선수들에 대한 협박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는 폭행 혐의를 부인하다가 태도를 바꿔 혐의를 인정하고, 최 선수 납골당을 찾아 사죄한 김도환 선수에 대해선 “김도환 선수는 그나마 양심이 있다. 김 선수 어머니가 내게 전화해 울면서 사죄한다며 용서를 구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그는 “사건이 묻힐 뻔했는데, 장례식을 치르고 이틀이 지난 뒤 이용 의원님이 아시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셨다”고 했다. 그는 “(임오경 민주당 의원의) 표현은 부적절했다고 생각하는데, 메시지가 왜곡되기도 했다고 생각한다”며 “숙현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진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스포츠 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최대한 신속히 조치하는 등 내용을 담은 ‘최숙현법’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통합당 의원은 “양당 간사 합의로 조속한 시일 내에 문체위에서 청문회를 개최해달라고 도종환 위원장께 촉구한다”고 했다.

[김상윤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