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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추미애 입장문 초안’ 실무진이 유출…진중권 "최강욱은 최민희 글 복사했다는데 문언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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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다른 분이 저희 팬페이지에 올린 글을 먼저 보았지만 반신반의하다 뒤에 최민희 의원 글을 발견하고 제목만 [법무부 알림]으로 다른 알림처럼 축약한 후, 마지막으로 제 의견을 짧게 달았던 것"

세계일보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현주소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무 장관 입장문 초안 유출 문제를 놓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시비를 가리자고 나선 가운데 법무부가 설익은 해명을 잇달아 내놓아 일을 키우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8일 오후 9시55분쯤 '법무부의 알림'이라며 법무부가 작성한 듯한 내용의 문건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알림은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다른 대안을 꺼내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님'라는 식이었다.

최 대표는 21분 뒤인 오후 10시16분 "공직자의 도리 등의 문언이 포함된 법무부 알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어 삭제했다. 법무부는 그런 알림을 표명한 적이 없다. 혼선을 빚어 송구합니다"라며 해당 알림을 삭제했다.

최 의원이 '알림'을 올린 것에 대해 '어떻게 법무부 내부 문건이 외부로 전해졌는지, 사전에 논의한 것 아니냐'며 사전 유출 논란을 빚자 법무부는 8일 오후 11시53분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알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용 일부가 국회의원의 페이스북에 실렸지만 이 내용은 법무부 최종 입장이 아니며 이 글이 게재된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최 대표가 공개했던 건 법무부 가안인 것은 맞지만 유출된 경위는 알지 못한다는 것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부채질한 셈이 됐다.

그러자 최 대표는 9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배후설을 음모론으로 미래통합당에서 제기하더니, 마치 제가 법무부와 교감하며 뭔가를 꾸미는 것처럼 또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완전히 헛짚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알림'을 올린 경위에 대해 "(8일) 충남 공주에서 특강을 하고, 세종시에서 그간 보고싶던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면서 SNS를 살피다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적었을 뿐이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법무부 가안이 외부로 샌 것이 "제2의 국정농단이 맞다"며 "최강욱 대표가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다른 분'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했다.

‘그 분’이 누군지 밝히면 그 문서가 어떤 경로로 넘어갔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법무부는 9일 오전 다시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은 장관과 대변인실 사이의 소통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장관은 8일 오후 7시40분쯤 전파 지시를 하면서, 두 개 안(A와 B) 모두를 내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대변인실에서는 7시50분쯤 B만 전파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실 전파 시점에서 A와 B 모두 나가는 것으로 인식한 일부 실무진이 이를 주변에 전파(최강욱 의원에게 보낸 사실 없음)했고 이후 위 페북 글을 포함한 다수의 SNS 글에 A가 게재됐다"고 해명했다.

외부에 공개하면 안 될 가안이 실무진 실수로 외부로 나갔다는 것으로 의도를 갖고 흘린 것, 특정인에게 흘린 건 아니라는 말이다.

최 대표는 9일 오후 페북을 통해 다시 한 번 해명 겸 반격을 펼쳤다.

그는 "제대로 공작하려면 맨 처음 글을 올리고 상당 기간 유지했어야 하는데 ( 21분만에 글을 내렸다)"며 이 짧은 시간에 국정농단이라고 할 만큼 "어마어마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안타깝지만 너무 무모한 추측이다"며 "최소한 말이 되는 소리를 하자"고 강조했다.

문제의 그분에 대해 최 대표는 "제가 복사한 글은 바로 최민희 의원의 글이다"며 "이미 7시 56분부터 최민희 전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다른 분이 저희 팬페이지에 올린 글을 먼저 보았지만 반신반의하다 뒤에 최민희 의원 글을 발견하고 제목만 [법무부 알림]으로 다른 알림처럼 축약한 후, 마지막으로 제 의견을 짧게 달았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강욱은 최민희를 지목하지만, 최민희가 올린 것과 최강욱이 올린 것은 문언(文言)이 다르다"며 "남의 글 퍼나르면서 뭐하러 문언을 수정하냐, 따라서 그의 해명은 믿어드릴 수가 없다"고 최 대표 해명을 물리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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