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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미집행 공원용지 카드 꺼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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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대책 10일 발표 ◆




정부와 여당에서 서울시내 주택 공급 계획과 관련해 장기 미집행 공원 용지(도시계획 시설상 도시공원으로 지정하고 20년 넘게 공원으로 만들지 않은 땅)를 활용하자는 의견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대부분 공원을 만드는 절차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아파트 공급에 활용하기엔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아파트 공급 문제를 놓고 비공개 회동까지 벌였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표와 박 시장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전날 서울시내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 "이 대표가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했고 박 시장이 거절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났지만 여당에선 이를 부인했다. 매일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일부 장기 미집행 공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 미집행 공원이란 공원 용지로 지정됐지만 20년간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땅이다. 지난 1일부터 공원 일몰제(도시·군계획시설상 공원으로 결정한 용지를 20년 동안 집행하지 못하면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서울시는 공원 용지 중 실시 계획을 작성할 수 있는 곳(이하 시설)은 유지하고, 나머지 땅은 도시자연공원구역(이하 구역)으로 다시 묶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1일 기준 공원 일몰제 대상이 됐던 시설이 24.5㎢, 구역이 69.2㎢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선 여당이 장기 미집행 공원 활용법으로 도시공원 특례 사업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공원 특례 사업은 민간 기업이 도시공원 중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하면 나머지 30%에 대해서는 비공원 시설(주거, 상업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매일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대부분 용지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시설은 서울시가 대부분 실시계획 인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땅을 직접 매입하는 절차인데, 인가를 받으면 10년간 공원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 공급은 불가능하다.

인가를 취소해도 원래 땅 주인이 다시 사들일 권한을 갖게 돼 이 경우에도 도시공원 특례 사업 진행이 어렵다. 물론 압구정 주차장(1만3968㎡), 영등포동 1가 어린이집(6722㎡), 방이동 평화소공원(5539㎡) 등 아직 공원 일몰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실시계획 인가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땅이 5~6군데 있지만 모두 합해도 3만㎡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업계 관계자는 "이들 땅에 공원 특례 사업을 적용해도 1만㎡밖에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많아 봐야 200~300가구밖에 주택을 짓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장기 미집행 공원 용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방안을 주문하면서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 그동안 반대 입장이었던 '그린벨트 활용을 통한 주택 공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은 "결국 부동산은 선호도가 높은 서울·수도권 지역의 공급을 늘려야 가격 급등을 막을 수 있다"며 "부동산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과거와 다른 파격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의원도 최근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급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유휴 용지 등을 잘 활용해 주택 용지를 늘리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손동우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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