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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도’ 바이든-‘진보’ 샌더스 “트럼프 타도” 공동 대선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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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태스크포스, 110쪽 초안 발표

코로나·실업·인종문제 등 6개 분야

“2030년 신축건물 온실가스 제로”

‘전국민 건강보험’ 등 급진정책 유보

바이든, 진보 공약 수용하며 절충

샌더스 “트럼프 이기기 위해 함께”


한겨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이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협상 끝에 8일 합동 대선 공약 초안을 마련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시엔엔> 방송의 워싱턴 스튜디오에서 후보자 간 토론을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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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공동 대선공약 초안을 마련했다. 전 국민 건강보험인 ‘메디케어 포 올’이나 그린뉴딜 환경계획 같은 샌더스의 급진적인 정책은 ‘트럼프 타도’를 위해 미뤄뒀지만, 중도보수를 대표하는 바이든이 진보의 아이콘인 샌더스의 진보적 공약을 수용하는 절충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바이든 후보와 샌더스 상원의원은 8일 자신들이 지명한 6~8명으로 구성된 ‘통합 태스크포스’가 수주간의 협상 끝에 마련한 110쪽 분량의 정책권고안 초안을 발표했다. 이 정책권고안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채택하는 강령의 기초가 된다. 샌더스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뒤, 바이든은 샌더스의 진보적 의제를 대선 공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책권고안은 코로나19 발발, 실업 만연, 인종차별 시위 등 미국의 최근 3대 위기와 관련해 6가지 분야의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민주당의 젊은 진보파를 대표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초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샌더스의 기후변화 대책이었던 그린뉴딜은 제외됐다. 그러나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과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 주도한 기후변화 공약을 보면, 2030년까지 모든 신축 건물에서 온실가스 방출을 제로로 만드는 목표를 설정하기로 했다. 바이든은 애초 2035년로 설정했으나 5년 앞당겼다. 또 2035년까지 미국 발전소에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바이든이 애초 제시한 2050년보다 15년이나 앞서는 대담한 계획이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도 즉각 복귀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노인을 위한 국가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의 자격을 현행 65살에서 60살로 낮춘다. 샌더스는 애초 ‘메디케어 포 올’을 주장했으나, 건강보험 범위를 확대하는 선에서 멈춘 셈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실업보험을 더 많은 노동자에게 확대하고,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 모든 노동자에게 12주의 유급 가족휴가·상병휴가(병가)를 주고, 3~4살 아동에게는 보편적 육아 지원을 공약했다. 서민들의 주거 보장을 위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집값을 낮추기 위한 주택신탁기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연소득 12만5천달러 이하 가구의 학생에게 대학 등록금을 면제해준다. 풀뿌리 지자체의 커뮤니티칼리지도 무상 등록금을 추진한다.

바이든은 이날 성명에서 “태스크포스가 이 나라를 더 필요한 진보적 방향으로 진전시키고, 일하는 가족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좋은 정책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샌더스는 성명에서 “바이든과 나, 지지자들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일부에서 강한 견해차를 보이지만,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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