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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퇴로 원천차단… “매물잠김·가족증여만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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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징벌적 과세’ 추진 파장/ 종부세·단기매매 양도세 등 강화/ 충분한 공급 없인 집값 불안 계속/ 국토부, 거래세 인하 여론에 반대/ “보유세·거래세 반대로 움직여야/ 정부, 잇단 실패에 감정적 대응”/ 6·17대책에도 7월 아파트값 상승/ 서울 전세가격 54주 연속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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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정부·여당이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최대 6%까지 올리는 등 이른바 ‘징벌적 과세’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과격한 규제가 일시적인 효과는 낼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집값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사태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각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여당은 이르면 10일 다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실효세율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부동산 세제 대책을 발표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최대 6%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최고세율 3.2%와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인상이고, 지난해 12·16대책에서 예고한 4%보다도 월등히 높다.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에 따라 공시가격이 시가 수준으로 해마다 오르는 상황에서 세율까지 높아지면 고가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을 보유하지 말고 팔라는 메시지인데, 양도소득세마저 높은 현실이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급격한 보유세 인상이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 증가로 일시적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충분한 공급대책이 뒤따르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이 갈수록 매물 잠김에 의한 집값 불안은 커지게 된다. 세 부담 증가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줄여 민간소비가 위축되면 경제 전반의 주름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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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인하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하는데, 정부와 여당 움직임은 반대로 가고 있다. 이들은 보유 기간 2년 미만의 주택 단기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도소득세가 증여세만큼 높아지다 보면 다주택자가 매각하기보다 가족에게 증여하도록 만들어 매물이 줄어드는 효과가 예상된다.

가뜩이나 한국은 국민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세금을 매기는 나라에 속한다. 한국은 이미 2016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재산과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양도세 등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시세차익을 제대로 환수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시장에 주게 되면 주택을 많이 사려는 동기를 차단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보유세와 양도세는 반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물량이 잠기는 현상이나 편법증여만 늘리는 결과를 부른다”며 “연이은 부동산대책 실패에 정부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 이런 대책은 국가 경쟁력을 깎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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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활동가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다주택자 의원들의 주택 처분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6·17대책이 나온 지 한 달도 안 돼 급조되는 추가대책이 ‘약발’을 발휘할지도 의문이다. 6·17대책은 시장에서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7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은 0.11% 상승해 1주일 전(0.0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이 상승률은 12·16대책 발표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 수요가 서울로 다시 몰리고 집값 상승을 우려한 실거주자들이 매수에 가세한 결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10% 올라 54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고, 경기도는 지난주 0.20%에서 이번 주 0.24%로 상승폭이 커졌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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