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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규제 피한 아파트 '풍선효과'… 용산, 호재 많아 집값 꿈틀"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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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묶인지 두 달 된 '용산'
규제로 묶인 13개 정비사업 구역
내년 5월까지 매매 힘들어 거래 뚝
아세아아파트 등 서부이촌동 활기


파이낸셜뉴스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피하면서 풍선효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인근 아파트들 전경 사진=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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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인 아파트는 현재 거의 거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규제를 피한 아파트는 호가가 수 천만원 가까이 오르고 있습니다."(용산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정부가 지난 5월 14일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인근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지 두 달. 10일 용산 인근 공인중개소에는 사람의 발길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앞서 정부가 부지 인근 한강로동과 이촌2동(서부이촌동)의 13개 정비사업 구역을 내년 5월까지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매매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 주택과 상가, 토지 등을 거래할 때는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주거용지는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매매)는 불가능하다. 또, 2년간 실거주를 해야한다.

풍선효과로 집값 꿈틀


규제로 묶인 정비창 인근 토지는 13개 정비사업 구역으로 재건축 구역 2곳과 재개발 구역 11곳이다. 재건축 추진 구역은 이촌동 중산아파트 구역과 이촌 1구역이다. 재개발은 한강로3가 정비창 전면 1·2·3구역, 한강로1가 한강로·삼각맨션 구역, 한강로2가 신용산역 북측 1·2·3구역, 한강로3가 용산역 전면 1~2구역, 한강로2가 국제빌딩 주변 5구역, 한강로3가 빗물펌프장 구역이다.

용산구 한강로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발표가 난 두 달 전에도 쏟아지던 매수 문의가 거래허가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바로 뚝 끊겼다"며 "현재도 두달이 지났지만 시장이 많이 움츠러든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해간 아파트의 경우 풍선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정 직후에는 크게 변화가 없었으나 용산의 호재가 이어지자 꿈틀대고 있는 것.

용산 동아그린아파트 전용면적 43㎡(18평)도 지난 달 6일 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 8억7000만원(12층)대 직거래 매물이 올라왔다. 이곳은 2018년 9월 이후 7억원대의 거래가를 형성하고 있다가 최근 호가가 오르고 있다. 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이촌동 강변 전용 66㎡도 지난달 10일 7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올초보다 2500만원 오르는데 그쳤지만 최근 호가가 8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한강로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는 "최근 정부의 6·17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또 다시 오르고 있고, 수도권 규제가 심해지면서 다시 서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한남3구역도 시공사가 선정되고 용산 호재도 많아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8월부터 용산국제빌딩 4구역에 들어서는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의 입주가 본격 시작되면 용산 지역의 집값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 43층 5개동 1140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2017년 7월 일반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3630만원이었다. 하지만 입주를 앞둔 현재 이곳의 시세는 분양가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3.3㎡당 6000만원에 달한다.

잇따른 용산 호재, 관심 커질 듯


이외에도 부영이 보유하고 있는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 인근 아세아아파트 특별계획구역 주택사업이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만큼 사업이 본격 재개되면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용산역과 신용산역과 도보 10분거리의 알짜 부지로 이촌 한강공원을 품고 있어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과거 용산 미군 부대와 국군 복지단 등 군부대 용지로 쓰이다가 2001년 특별계획구역으로 결정됐다. 2001년 아세아아파트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고 2014년 부영그룹이 국방부로부터 사들여 사업을 추진해왔다. 아세아아파트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니다. 부영이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민간 분양을 하면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3.3㎡당 평균 분양가 역시 인근 효성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시세 차익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철도 정비창 부지 개발과 함께 이 곳 역시 부영이 본격 사업을 시작하면 용산도 다시 뜨거워질 것"이라면서 "용산역과 아세아아파트 사이에 있는 한강로3가 용산시티파크1단지 전용 146㎡의 경우도 실거래가가 5월 1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6월 21억원으로 회복했다"고 전했다.

한편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도 이르면 오는 12월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트레이드센터(YTC)'에 입주한다. 빅히트가 입주하면 YTC 주변 상권도 역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YTC 건물 뒤 120m 남짓한 '한강대로10길'은 카센터와 오래된 한식당 사이로 아기자기한 카페가 몇몇 들어서면서 '카페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강로동 공인중개사무소는 "용산구청이 철도 지하화 사업도 열심히 추진하고 있고, 용산 정비창 부지도 본격 개발되면 용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 전까지는 동부 이촌동에 비해 서부 이촌동이 저평가 됐지만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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