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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철인3종 가해자의 양심고백, 조금씩 열리는 진실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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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故 최숙현 아버지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진실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김규봉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주현, 장윤정, 김도환 등은 고 최숙현에게 폭력 및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해자 중 안주현을 제외한 3명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지만 폭언과 폭행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그러나 사건이 알려진 뒤부터 법률적 자문을 받은 것처럼 시종일관 의견을 모았던 가해자들의 단단했던 ‘카르텔’에 균열이 생겼다. 고인의 남자 선배였던 김도환이 입장을 선회했다. 양심고백 한 그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용기가 나질 않았다. 선배의 잘못을 들추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배들이 국회까지 가서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꼈고 용기를 냈다”며 “고 최숙현에게 미안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고인을 향해 폭력 및 가혹행위로 비극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든 ‘그 사람들’은 사건 초기부터 안주현에게 모든 짐을 넘기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피해자 측에서 안주현에 대한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기에 증거가 없는 가해자들은 법망을 피해 가려 했다. 안주현은 지난달 23일 스포츠인권센터에 먼저 연락해 자신의 폭행 사실을 시인하는 등 김 감독을 감싸는 내용의 탄원서 성격이 강한 진술서를 제출했다. 6일 열린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에서도 가해자들은 같은 내용과 패턴으로 진술했다. 이 때문에 안영주 공정위원장은 “누군가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죄를 뉘우치려는 태도도 보다는 시종일관 뻔뻔함으로 고개를 뻣뻣하게 세운 모습을 보였던 가해자들은 더는 그러지 못할 전망이다. 김도환의 양심고백 변수로 법망을 빠져나가라는 ‘그 사람들’이 계획은 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가해자들의 뻔뻔한 모습에 그동안 ‘장윤정 공화국’으로 불린 경주시청의 전·현직 선수들이 추가 피해 사실을 잇달아 고발하고 있다.

가해자들이 고인을 생전 괴롭히며 심리적으로 고립되게 했던 악행을 되돌려 받고 있다. 인과응보인 셈이다. 앞서 고의 부친 최영희 씨는 “가해자들이 우리 딸이 받은 고통의 수십 배, 수백 배는 더 고통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해자들에 대한 혐의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입을 꽁꽁 닫은 가해자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죗값을 그대로 치러야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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