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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작년 지진 횟수만 88회... “통신사 기지국으로 한반도 지진대응체계 새판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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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기상청-경북대학교, 민·관·학 협력해 ‘지진관측 네트워크’ 시범구축
기지국 등에 지진감지센서 부착...기상청 지진대응체계와 연계·활용방안 모색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 횟수는 88회다. 이 중 규모 4.0 이상 2건의 지진은 강원도 동해와 경북 포항에서 각각 50Km 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5.0이상의 지진 10건 중 5건이 2010년 이후에 일어났고, 가장 큰 지진이었던 경주 지진(규모 5.8)과 포항 지진(규모 5.4)이 2016년과 2017년에 잇달아 발생했다.

앞으로는 산, 들판, 도심 등 전국에 있는 통신사 기지국이 통신망 뿐 아니라 ‘지진관측소’ 역할도 맡는다. SK텔레콤이 기상청, 경북대학교와 손잡고 한반도의 지진 탐지 및 경보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시범 구축한다.

SK텔레콤(017670)은 9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국에스지에스 동탄시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모의 지진 시험을 진행했다. 이 시험소는 내진, 진동 등의 안정성 검증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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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탐지 및 경보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시연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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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상청은 전국 338개 지진관측소의 지진관측자료를 활용하여 지진 관측 후 7~25초 내에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지진관측자료가 보강된다면 보다 정확한 진도정보 생산과 지진조기경보 시간 단축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지민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관은 "SK텔레콤에서 개발한 IoT 기반 지진감지센서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수 많은 기지국에 부착해 기상청의 메인 감지시스템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국에 분포한 기지국, 대리점 등 3000여 곳에 지진감지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기상청의 지진관측시스템과 연동해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국내 처음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은 연내 파출소, 초등학교 등 800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시험을 위해 지진 규모 6.0 이상 지진과 유사한 진동을 발생시켜 기지국으로부터 진동 데이터를 수집, 분석 등의 과정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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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우 경북대 초연결융합연구소장이 9일 한국에스지에스㈜ 동탄시험소에서 '지진관측 네트워크' 시범 구축 관련 설명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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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에 앞서 권영우 경북대학교 초연결융합연구소장 교수는 "예를 들어 포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파의 속도와 진도 차이로 인해 50Km 떨어진 대구 시민과 150Km 떨어진 대전 시민의 행동요령은 다르게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정밀한 지진 관측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진감지센서는 기상청에서 지진분석에 활용되는 고성능의 지진관측장비와는 달리 소형의 저가형 장비로 한 뼘 크기의 220V 플러그 타입이라서 설치와 이동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또 초당 100회의 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일반 진동과 지진을 구분하도록 설계됐다.

SK텔레콤은 지진감지센서에 관측되는 24시간 실시간 진동 데이터와 기압 등을 SKT 수집서버(EQMS; Earthquake Monitoring System)로 분류해 기상청에 보낸다. 기상청은 제공받은 진동 데이터를 국가 지진관측망과 융합하여 진도정보생산, 지진조기경보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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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엔지니어가 기지국에 설치한 지진감지센서로부터 전달되는 진동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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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기지국·대리점 등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와 전국 국가 지진관측소에서 취합되는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다면 보다 신속·정확한 지진분석으로 지진경보의 시간 단축과 다양한 진도정보서비스 제공도 기대된다. 보통 지진파(S파)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이 5초 정도면 책상 아래 등 근거리 대피가 가능하고, 10초 이상이면 건물 밖 대피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진 SK텔레콤 5GX 인프라 BM팀장은 "SK텔레콤의 지진정보가 활용된 지진경보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지진재해에 신속이 대응함으로써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전소, 철도, 반도체 공장 등 지진취약 설비와 중요 국가시설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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