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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요즘 동대문 안 가요" 쇼핑몰 사장님 "세상 좋아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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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동대문 '온라인 사입' 신상마켓 상반기 거래액 26% 증가..."동대문 방문은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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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마켓에서 주문 들어온 제품들이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신상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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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패션의류 도매상이 집결한 동대문 평화시장 일대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인파가 크게 줄었다. 중국인 바이어를 주로 상대하는 밤시장은 물론 밤 12시부터 낮 12시까지 이어지는 국내 소매상 대상 '낮시장'도 옷을 찾는 소매상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는 국내 패션 경기는 3-4월 큰 침체를 겪고 난 뒤 5월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하지만 도매상과 소매상, '사입 삼촌'(구매 대행업자)으로 바글거리던 동대문에는 여전히 인파가 드물다.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도매상과 소매상을 연결하는 신상마켓 같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옷을 사는 '언택트(Untact·비대면)' 사입(상거래 목적으로 물건을 사들이는 것)이 크게 늘어서다.

정창한 신상마켓 이사는 "중국 바이어 의존도가 높던 밤시장은 여전히 침체됐지만 국내 소매사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둔 낮시장은 4월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동대문에 직접 방문해 옷을 구매하기보다는 도소매를 연결하는 앱으로 언택트 주문하는 소매상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신상마켓은 동대문의 의류 도매사업자와 전국의 소매사업자를 연결하는 동대문 패션플랫폼 앱이다. 신상마켓의 올해 상반기(1~6월) 거래액은 코로나19 충격에도 전년비 26% 늘어난 1858억원을 기록했다. 신상마켓 통해 거래한 사업자 수는 지난해 월평균 2만7000곳에서, 올 상반기 월평균 3만5000곳으로 2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동대문 방문을 꺼린 전국의 의류 오프라인 가두점과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사입한 결과다.

정 이사는 "과거에는 판매할 상품을 사입하기 전 실물을 확인하고 입고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분위기가 거의 사라졌다"며 "요즘 소매업자 대부분은 앱에서 눈으로 보고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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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딜리셔스 대표/사진=신상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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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마켓을 운영하는 딜리셔스는 상품 배송과 결제 방식을 고객이 정하는 '매장 주문'과 신상마켓에서 직접 상품을 수령해 소매업자에게 배송까지 다 해주는 '신상 배송' 두 가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 매장 주문은 전년비 19% 증가한 1550억원을 기록했는데, 사입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신상 배송은 75% 증가한 307억원을 나타냈다.

덕분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한 온라인쇼핑몰 창업도 쉬워졌다. 과거에 "동대문 도매상들이 무섭다"며 온라인 의류 쇼핑몰 창업을 꺼렸던 사람들조차 도매상을 한 번도 만나지 않고도 사입이 가능해져서다. 덕분에 온라인 의류 소매 경기는 '온택트(온라인+언택트)' 트렌드를 타고 빠르게 회복 중이다. 국내에서 오프라인 시장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가운데 동대문을 둘러싼 물류 시스템에는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온라인 쇼핑몰 창업은 더 쉬워졌다.

김준호 딜리셔스 대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가 동대문 시장까지 확산되면서 신상마켓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신상마켓에서 동대문을 방문하지 않고도 신상품을 매일 앱을 통해 확인하며 동대문 전체를 돌아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서비스를 오픈한 이래 지난 4월 기준 신상마켓의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전국에 약 30만명의 패션 소매사업자가 있는데 2020년 상반기 기준 12만명의 소매업자가 신상마켓을 이용 중이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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