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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반기문 "文정부, 北에 구걸 태도 보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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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치인들의 주한미군 감축 거론… 개탄스럽다"

세계일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8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향해 “조급한 마음으로 구걸하는 태도”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외교안보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는) 상호존중·호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너무나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향한) 일편단심은 냉혹한 국제사회에서나 민족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민족끼리’에 중점을 둘 경우 해결은 더욱더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최근의 외교안보 라인 개편과 관련해 “너무 단기에 (갈등) 국면을 해소하려고 하면 점점 더 우리는 어려운 위치에 간다”며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말라”고 조언했다.

여권에서 추진하는 ‘남북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여권의) 일부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하는 데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분들이 아무리 해도 주한미군이 절대 나갈 리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참 경악스러웠다.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반 위원장은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거론하며 “도발행위를 아무런 자책도 없이 자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미온적 대응, 그야말로 억지로 한마디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보인 미온적 대응에 크게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 및 관계에 대해 “결과적으로 보면 역대 정권과 다를 바 없게 됐다. 어찌 보면 전략적 입지가 더 궁색해졌다”고 평가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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