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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윤석열 죽이기 배후 청와대?” 법무부가 반박하며 꺼낸 ‘파사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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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윤 총장에 선물한 ‘파사현정’ 글씨 ‘눈길’

세계일보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가 7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의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를 들어 “법무부장관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자세로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파사현정’은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불교 용어다.

법무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청와대를 끌어들여 정치 공세를 하며 형사사법 체계를 흔드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무부는 “법무부 장관은 파사현정의 자세로 장관의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고,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같은 자세를 취하도록 명한 것”이라며 “이와 같은 입장은 장관이 일관되게 유지해 온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이날 “법무부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통해 문서로 사전에 (수사지휘를) 보고한 후 청와대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윤석열 죽이기가 추 장관의 독단적 행동이 아니라 청와대의 배후조종과 협력에 의해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는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법무부가 이번 의혹을 부인하며 사용한 ‘파사현정’은 윤 총장이 지난해 8월 신임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뒤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에게 선물 받은 친필 휘호에 담긴 문구기도 하다. 문 의장은 당시 윤 총장에 “적폐 수사는 전광석화, 쾌도난마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이 지루해하고, 잘못하면 보복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며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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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전 국회의장(오른쪽)이 지난해 8월 7일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예방을 받고 '파사현정'이 적힌 족자를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문구는 지난달 추 장관이 ‘선진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공청회에서 윤 총장을 작심 비판하는 과정에서도 사용됐다. 추 장관은 “검찰 스스로가 정치를 하는 듯 왜곡된 수사를 목격하면서 과연 ‘파사현정’ 정신에 부합하는 올바른 공정한 검찰권 행사가 있었는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른바 검찰의 선택적 수사, 선택적 정의라고 할 만큼 칼이 무뎌지거나, 칼집에서 빼내지 않거나 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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