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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수비도 잘하라고? 괴로운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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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새벽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에버턴 간 경기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토트넘 주장이자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가 같은 팀 동료에게 고함을 지르며 달려왔다. 요리스가 분노를 표출한 대상은 손흥민. 손흥민이 지지 않고 맞서면서 두 선수는 전 세계로 중계되는 경기에서 몸싸움 직전 동료들에 의해 로커룸으로 들어갔다.

요리스가 이례적으로 카메라 앞에서까지 동료 손흥민에게 화를 낸 이유는 수비 때문이었다. 전반전 종료 직전 손흥민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긴 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은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요리스는 경기가 끝나고 현지 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하며 "선수들은 서로 존경심을 가지고 있고 나와 손흥민 사이에 일어난 일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우리 팀이 승리(1대0)한 것은 기쁘지만 전반전 종료 전 수비가 적절한 압박을 가하지 않은 게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해리 케인이 복귀한 뒤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게 수비 부담을 크게 늘리고 있다. 케인이 없던 기간 양발잡이에 빠른 스피드로 혼자 팀 공격을 이끌었지만 라인을 아래로 내리면서 손흥민의 장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에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이 구축해놓은 공격 축구가 모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 지루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수비를 중심으로 하는 모리뉴 축구는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요리스와 손흥민 간 마찰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다. 현지 팬들은 "요리스가 주장인 만큼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손흥민은 열정이 다소 부족했다" "공격수가 상대 역습까지 적극적으로 막기엔 체력적인 부담이 심하다" 등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모리뉴 감독은 "감독이 말하지 않아도 팀 전력 상승을 위해 선수들끼리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아름답다"며 "모두 손흥민을 좋아하지만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후반 시작 전 터널에서 서로 가볍게 대화하며 화해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후반 들어 공격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두 선수는 팀 승리가 결정된 직후 다시 한번 가볍게 포옹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다시 8위로 올라섰다. 4위 첼시와 승점 차는 여전히 9점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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