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Pick] 열정이 낳은 '실수'…5만 명 앞에서 샤워한 스페인 의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페인 정치인이 황당한 '실수' 때문에 사직 권고를 받고 정계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일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은 스페인 사회노동당 소속 베르나르도 부스티요 의원이 수만 명이 지켜보는 화상 회의에 알몸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스페인 전역에 방역 지침이 강화된 가운데, 스페인 북부 도시 토렐라베가 당국은 공직자 회의를 온라인상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부스티요 의원은 시의원 자격으로 동료 의원들, 시장과 함께 온라인 화상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 장면은 텔레비전 생중계로 언론인과 시민 5만 2천여 명에게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오전 8시에 시작된 회의가 5시간이 지나도록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부스티요 의원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에 딸을 약속 장소까지 태워다 주기로 했는데, 아직 씻지도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스티요 의원은 샤워를 하며 회의 내용을 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는 노트북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스티요 의원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노트북에서 화상 회의 창을 보이지 않도록 숨기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을 보지 못할 거라고 착각한 겁니다. 부스티요 의원은 카메라가 켜진 줄도 모른 채 샤워실에 들어갔고, 회의 참가자들은 경악했습니다. 동료 의원들은 "베르나르도에게 빨리 이야기 좀 해주세요", "비스티요 의원만 연결을 끊을 수 없나요?"라고 다급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애초 의도와는 달리 물소리 때문에 회의 내용은 듣지도 못했던 부스티요 의원은 뒤늦게야 이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화상 회의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일자 그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솔직히 내 실수가 부끄럽지 않고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스티요 의원은 "최신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 흔한 실수를 했을 뿐"이라며 "시간에 쫓기면서도 회의에 참석하고자 한 내 의지가 잘못인가"라고 자신을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알몸이 웃음거리가 된 데 대해서도 "수영 강사로서 인생의 절반은 벌거벗은 채 살았다. 내 몸이 부끄럽지 않다"고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결국 권고사직을 당한 부스티요 의원은 "내 정치 인생이 이런 일로 끝날 줄은 몰랐지만, 마음은 완전히 평화롭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3w-News' 유튜브, 'Bernardo Bustillo Perez' 페이스북)
이서윤 에디터

▶ "핏줄 터질만큼 맞았다"…체육계 폭력 파문
▶ [마부작침] 민식이법이 놓친 것들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