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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과학을 정치화하는 미국, 코로나 연구에서 中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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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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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정부가 코로나19를 정복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에서 중국을 배제시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수년에 걸쳐 고조된 양국의 무역전쟁과 기술 분쟁 때문에 가용한 모든 자원과 인력을 한데 모아야 하는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 중국을 홀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미 백신개발 프로그램에서 중국 제약사 배제 : 지난 4월 미 국립보건원(NIH)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 프로그램인 '코비드19 치료제 개발 개입 및 백신 가속화'(ACTIV)를 발표했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스위스, 프랑스 등의 18개 제약사가 참여했지만 중국 제약사는 한군데도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임상시험 대상 백신 후보 19개 중 9개를 중국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다. 중국의약그룹(시노팜)의 백신 후보는 세계 최초로 당국 승인 직전 단계인 임상 3상을 시작했고 베이징 소재 바이오기업 시노백바이오텍의 백신 후보 물질도 7월 초 임상 3상을 시작한다. 가장 앞서가는 백신 개발업체들이지만 프로그램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는 2003년 사스가 창궐할 때 미국 정부가 중국 보건부와 힘을 합쳤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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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성조기(좌)와 중국의 오성홍기.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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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연구 단체의 자금 지원도 끊어 : NIH는 그간 중국 연구 기관들에 간접적으로 전해졌던 자금 지원도 갑자기 중단했다. 뉴욕의 비영리 연구기관 에코헬스얼라이언스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비롯해 중국 연구 기관과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지원금을 끊은 것.

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지난 4월 한 서한에서 "현 시점에서 NIH는 현재의 프로젝트 결과가 프로그램 목표와 우선 순위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백신 개발이 시급한데 중국을 자꾸 배제시키자 과학계도 우려하기 시작했다.

◇ 과학계 원로들 및 학회 "과학을 정치화말라" : 77명의 노벨상 수상자로 구성된 한 단체는 자금지원 중단 관련된 조사를 요청했다. 5월20일,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는 NIH의 프랜시스 S. 콜린스 원장에게 보조금 취소는 과학을 정치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다.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2주 전 백악관 지휘하에 기금이 취소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폴리티코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백악관이 자금 감축 결정을 독려했지만 NIH를 운영하는 보건부(HHS)가 결국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다시 책임을 미뤘다.

NIH는 매년 약 320억 달러(약 38조2000억원)의 바이오 연구비를 전 세계 기관들에게 제공한다. 많은 프로젝트는 해외의 연구들인데 이를 중국이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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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일 브리핑서 각국 사망율 도표를 보며 중국을 가리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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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병 현실서 중국 배제는 너무 단순한 생각" :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책임자인 구스타브 페르나 장군은 코로나19 해결을 위해 전 세계 모든 나라와 협력하겠는가는 질문에 "우리의 국가 안보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나라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면서도 "중국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겸임했던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아시아학과 교수는 "유행병 같은 문제에서 중국 결별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중국이 해결책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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