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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요리스의 충돌, 어딘가 빗나간 냉정과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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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아쉬움 남긴 주장 요리스의 행동

오마이뉴스

▲ 토트넘의 EPL 재개 첫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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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팀 동료와 경기중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7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튼과의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이전 라운드였던 셰필드전 패배의 충격을 딛고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55경기를 출전하며 선배 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록(154경기)를 넘어섰다. 지난해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백태클이 빌미가 되어 발목골절을 당한 에버튼 안드레 고메스와 손흥민의 재회도 화제를 모았다. 나란히 선발출장한 두 선수는 경기 후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경기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장면은 하프타임에 손흥민과 토트넘의 주장 위고 요리스가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리스는 손흥민 쪽으로 달려가며 소리를 치며 무언가 질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손흥민 역시 이에 지지 않고 맞대응하며 두 선수가 하마터면 몸싸움 직전까지 갈뻔했다. 주변에 있는 토트넘 선수들이 재빨리 두 사람을 떼어놓으며 다행히 더 큰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 장면은 방송 중계화면을 통하여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프로 선수들은 저마다 개성과 자존심이 강한 만큼 종종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연습도 아닌 공식 경기중에 같은 팀원끼리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치달을 정도로 충돌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승부욕을 떠나 자칫 팀워크를 흔들 수 있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손흥민은 커리어 내내 상대팀 선수와도 충돌하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로 유명하고, 요리스는 토트넘의 주장인데다 손흥민과도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기에 더욱 의외의 장면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두 선수 모두 감정을 빨리 추스르고 갈등을 진화했다. 손흥민과 요리스 모두 후반에도 그대로 경기에 출전했고 웃으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도 나왔다. 다행히 경기도 토트넘의 기분좋은 승리로 끝나며 두 선수의 충돌은 잠깐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아쉬웠던 주장 요리스의 행동

요리스는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손흥민의 수비 가담에 대해 지적했음을 밝혔다. 토트넘은 하프타임을 앞둔 전반 추가시간에 에버튼 공격수 히샬리송에게 위험한 슈팅 기회를 내줬고, 요리스는 손흥민이 끝까지 상대 선수를 적극적으로 압박하지 않은 것을 질타한 것이다.

요리스와 손흥민은 모두 인터뷰에서 축구에서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두 선수간의 관계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제 모리뉴 감독 역시 "오히려 아름다운 일"이라며 "두 선수를 비난하고 싶다면 나를 비난하라"고 선수들을 감싸안았다.

좋게 보면 더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승부욕에서 빚어진 열정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냉철하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수비 지휘를 해야하는 골키퍼로서 요리스의 지적 자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다만 장소와 방식이 좋지 않았던 게 아쉬웠다. 어차피 곧바로 전반이 끝난 상황이었고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팀원들끼리 따로 이야기를 나눠도 충분했다. 하지만 요리스는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고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손흥민을 꾸짖었다.

손흥민이 아니라 누구였더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확률이 높다. 명백히 팀 동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행동이었고 자칫하면 오히려 팀워크까지 깨뜨릴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심지어 요리스가 팀의 주장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아쉬운 모습이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손흥민은 평소 수비에 누구보다 열심히 가담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오히려 모리뉴 감독 체제 이후로는 수비 가담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며 체력부담과 함께 특유의 공격본능까지 제약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팬들과 현지 언론 사이에서도 나올 정도다. 손흥민과 요리스의 충돌을 불러온 히샬리송의 슈팅 상황만 해도 손흥민에게 책임을 돌리기에는 선수 입장에서 다소 억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토트넘은 이날 에버턴을 힘겹게 제압하며 클린시트를 기록했지만 공격에서는 자력으로 필드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33분 베르흐베인과 교체되기 전까지 4개의 슈팅(유효슈팅 2개)을 시도하며 공격을 주도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추가하는데 실패했다. 리그가 재개된 이후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도움 2개)이다.

에버턴전 신승과 별개로 모리뉴 감독의 수비적인 전술과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손흥민과 요리스의 충돌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최근의 손흥민이 자꾸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요구받아 불편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준목 기자(seaof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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