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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8000만 겨레와 함께" 다음은?…'가슴을 딛고 건너 다시 만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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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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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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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첫 지명 소감으로 시인 문병란의 시 '직녀에게' 싯구를 차용했다.

문 시인의 싯구는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다.

마저 인용하지 않은 싯구절의 뒷 부분은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 뒤 도래할 임기동안 주어진 소명으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첫 소감부터 그는 앞으로 자신에게 맡겨길 소명의 '범주'와 '운신의 폭'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이어 소감으로 밝힌 말 중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8000만 겨레다.

전대협(전국대학생협의회) 초대 의장이었던 그는 정치에 입문한 뒤로도 '통일'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나타냈다. 때문에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가 '우리 민족' 과 '겨레'다.

보통의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권자의 의도를 헤아리기 위한 조심스러운 언어나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언어를 말한다면 이인영은 '8000만 겨레와 함께 평화와 통일의 꿈을 그리고싶다"며 담대한 포부를 밝혔다.


"일이 생각보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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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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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핵심 관계자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머니투데이 더(the)300에서 가장 먼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1인 유력 지명 단독기사가 나간 직후였다.(참고= [단독]차기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유력…정치인 역할론 )

애초 6월 둘째 주부터 당청은 개각 카드 검토에 돌입했다고 한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을 거두자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힘 있게' 이끌 동력을 채우기 위해서다. 시점은 7월 이후부터 정기국회(9월) 이전 사이로 점쳐졌다. 여기엔 통일부 장관도 포함됐다.

큰 폭의 개각을 원치 않는 문재인 대통령 스타일상 6월 한 달은 개각이 필요한 부처와 인사 풀을 매칭하는 과정으로 풀이됐다. 통일부 장관 후보로는 이인영 의원만 거론됐다. 지난 1년간 답보상태인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어낼 적임자로 당과 청와대의 합치된 지지를 받았다.

다만 이 시기 21대 국회가 정상적으로 시작하지 않아 개각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당청은 조심스레 이인영 의원 1인만 유력한 후보자로 검토에 돌입했다.

6월 들어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직접 담화발표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4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발표 담화 6일 이에 대한 각계 반응 및 자체 논평을 실은 노동신문 공개, 9일 남북 통신 단절 선언 등 거침없이 몰아쳤다.

16일 오후 2시50분쯤 북측이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면서 여론이 동요했다. 정치인 출신 통일부 장관의 역할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즉각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안보 라인' 교체에 속도를 냈다. 7월3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인영 의원을 공식으로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독이든 성배? 아니 그저 독잔이라고 해도 거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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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장관으로 내정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율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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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86 세대'는 정치권의 중심세력으로 자리잡았다. 그 리더격인 이인영은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손꼽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대협 출신 정치인들에겐 소위 '숙명적 의무감' 같은 게 있다. 통일부 장관같은 큰 직위가 아니라 남북관계나 통일과 관련된 어떠한 임무가 주어진다면 거절할 수 없는…"이라고 말했다.

젊은 20대 열정으로 시작한 통일 운동이 시행착오로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점, 정 반대의 오해를 깊이 사게 된 점, '레드 컴플렉스 프레임'에 빠뜨린 점 등의 아쉬움을 반성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86세대'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정치적 승리와 그에 따른 수혜에 대한 부채의식도 공존한다. 그래서 "거절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 다른 민주당 내 '86그룹' 한 정치인은 "이인영 의원은 지금 통일부 장관직이 험난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거다. 자칫 기대한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정치적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고심이 깊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국정수행이 '86세대'와 '전대협' 또는 '운동권세대' 전반에 대한 평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도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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