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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 가해' 감독·주장 '영구제명'..."왜 시스템 작동 안했는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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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정위 "관련자 진술과 녹음 자료로 판단... 협회 소속 아닌 팀닥터 징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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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안영주 스포츠공정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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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제명'

대한철인3종협회가 고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 및 가혹행위를 일삼았던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아무개 선수에게 협회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결정했다. 두 사람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김아무개씨는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6일 오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는 7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김 감독과 두 명의 선수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공정위가 확보한 관련자 진술과 자료 토대로 판단"

안영주 공정위 위원장은 오후 11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공정위에서 확보한 관련자들의 진술과 녹음파일, 녹음 영상 등의 자료들과 징계혐의자들의 진술이 매우 상반되어 시간이 길어졌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의 진술뿐 아니라 다른 진술들과 여러 증거들을 종합 판단하여 징계혐의자들의 혐의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해 징계를 내리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김규봉 감독은 경주시청 감독으로서 팀을 총괄하고 관리하는 직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태만, 고의에 의한 지속적인 폭력 및 상해 위주의 일을 방치한 혐의가 있고 체육인으로서의 품위를 훼손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팀의 주장이었던 장 선수에 대해서도 "징계혐의사실을 부인했으나 공정위가 확보한 관련 진술 등에 의하면 팀 내에서 지속해서 폭행 및 폭언을 행사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면서 "체육인으로서의 품위를 훼손한 사실이 있다고 봐서 (영구제명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김 선수에 대해서는 "징계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억울하게 징계를 받는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선수들의 진술 증거와 징계혐의자로 인해 선수생활을 그만둔 고 최숙현과 다른 선수의 진술 영상에 근거하여 (10년 자격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팀닥터인 안아무개씨에 대해서는 "(협회 소속이 아니어서) 공정위 규정에 따라 별도의 징계를 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애초 협회는 3~4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김 감독과 두 선수의 소명이 길어지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징계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앞서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협회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공정위 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가장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라고 밝혔다.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 역시 2일 공식 성명을 통해 "중징계로 단호히 처벌하여 다시는 체육계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하겠다"라고 최고 수준의 징계를 예고했다.

이미 최숙현 선수 사망 사고와 관련해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공정위는 규정 제24조에 명시된 "위원회는 징계혐의자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면 형사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이를 수사 중이라고 해도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다"라고 문구를 근거로 징계를 진행했다.

문제는 이번 결정이 한참이나 때를 놓친 징계였다는 점이다. 고 최숙현 선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도 수차례에 걸쳐 협회를 비롯해 관련 기관에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진정을 냈다.

지난 2월 6일 최 선수는 경주시체육회에 폭행 및 가혹행위를 신고했다. 같은달 국가인권위에 진정도 했다.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자 최 선수는 인권위 진정을 취하하고 3월 검찰에 고소를 했다. 이후 4월 초 대한체육회와 체육회 산하 스포츠인권센터에도 진정을 냈다. 지난달 22일에는 대한철인3종협회에도 진정을 접수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최 선수는 나흘 뒤인 지난달 26일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카톡 메시지를 유언으로 남겼다.

"여섯 곳에 진정했지만 왜 해결 안 됐는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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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공정위 출석하는 김규봉 감독 ▲ 고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김규봉 감독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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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징계 결정에 대해 스포츠평론가로 활동하는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은 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협회는 김 감독과 선수들에 대해 영구제명을 해야만 자기들이 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영구제명을 내린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나. 과연 어느 국민이 철인3종협회의 결정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하겠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소장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최숙현 선수가 철인3종경기협회를 비롯해 대한체육회, 경주시, 경주시경찰서 등 여섯군데나 진정을 했는데 왜 해결이 안됐는지 중간에 무슨 유착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그 점이 밝혀져야 국민들도 사태를 납득할 수 있다. 애초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왜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는지 이를 조사하고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김규봉 감독과 선수들은 폭행과 폭언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김종훈 기자(moviekjh1@naver.com),권우성 기자(wskwon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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