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는 이지훈. |
(창원=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이지훈(34)은 작년 12월에 결혼한 새 신랑이다.
신혼 살림집을 경기도 용인에 차린 그는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이 대회를 부산 해운대 부모님 집에서 머물면서 치렀다.
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부모님 집에서 그는 매일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경기장으로 '출퇴근'했다.
부산에서 자란 이지훈은 "부산, 경남 지역 대회 때는 늘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집밥을 먹었다. 그래서인지 부산, 경남 지역 대회에서는 성적이 좋았던 편"이라면서 "이번 우승도 어머님 집밥 덕분인 듯싶다"고 활짝 웃었다.
아버지가 캐디로 나서 우승을 합작한 이지훈은 우승 소감을 묻자 첫 마디로 "가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2013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수석 합격에 2015년 그린 적중률 1위(75.32%)에 오르는 등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2017년 제주오픈 우승 이후 오히려 슬럼프에 빠진 아픔을 겪었다.
첫 우승과 상금랭킹 21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2017년 시즌을 마친 뒤 다음 시즌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으로 겨울에 과도한 훈련을 하다 손목을 다친 게 화근이었다.
부상 여파로 비거리도 줄고 샷 정확도도 떨어진 그는 2018년 상금랭킹 59위, 작년에는 79위까지 밀렸다.
이지훈은 "지금도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통증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9개월 동안 대회를 치르지 못한 그는 "언제 대회가 열릴지 모르니 항상 준비해놔야 한다고 여겨 매일 연습장을 다니고 체력 훈련을 했다. 라운드도 자주 다니면서 감각을 유지하려 애썼다"고 소개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잡아내며 9언더파 63타라는 개인 최소타 기록을 세운 그는 "전반에는 샷이 너무 좋았고 후반에는 퍼트가 잘 됐다"고 밝혔다.
4라운드 18번 홀에서 3m 버디 퍼트를 놓친 것이 연장전에 끌려들어 간 빌미가 됐지만, 그는 "연장전에 버디 퍼트를 자신 있게 칠 수 있었던 건 똑같은 라인이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장전에서 먼저 버디 퍼트를 넣은 그는 김주형(18)의 버디 퍼트가 당연히 들어갈 줄 알고 다음 연장전을 예상하였지만 "짧지만 까다로운 라인이라서 조금 기대는 했다"고 털어놨다.
개막전에서 우승해 여유가 생긴 이지훈은 "전에는 경기 때마다 우승이 목표였지만 올해는 워낙 대회가 많이 줄어들어서 그저 대회가 열리는 게 감사하고 욕심 없이 즐겁게 다니자는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면서 "즐겁게 다니다 보면 좋은 일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앞으로도 우승 목표보다 즐겁게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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