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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탈북' 노철민 "북한군 부패 만연...돈 있으면 뭐든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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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탈북후 처음으로 서방매체 WSJ와 인터뷰

"돈주고 훈련 빠지고 온갖 특혜 누려"

"상관들이 뇌물 가져오라 압박"

뉴시스

【파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28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 경비병들이 군사분계선 앞에 서서 근무를 서고 있다. 2018.03.2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비무장지대(DMZ)의 북한군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하다 2017년 12월 군사분계선을 넘어 탈북한 노철민씨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군 부패 실상을 폭로했다. 북한군에서는 뇌물을 주고 진급을 하는 것은 물론 훈련조차 빠질 수있다는 것이다.

WSJ는 지난 한해에 걸쳐 총 15시간 이상 노씨와 인터뷰를 가졌으며, 노씨가 탈북한 이후 서방언론과 인터뷰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WSJ은 노씨의 증언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으나, 북한군 내부에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정보 당국, 전문가들의 견해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노씨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최정예 부대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DMZ에 배치됐을 당시만 해도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 자신도 탁월한 사격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체격도 평균적인 북한 남성들 보다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첫 사격훈련에 나갔을 때 크게 놀랐다. 부대원들 중 아무도 훈련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두 상관들에게 돈을 주고 훈련에 빠졌던 것이다. 노씨는 어린시절엔 비교적 풍족하게 지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뇌물을 줄 돈이 없었다고 한다.

노씨는 "나 자신을 위한 미래를 내다 볼 수없었다"고 WSJ에 당시 자신이 느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 "거기(북한군)는 무법상태였다. 돈만 있으면, 기본적으로 무엇이든 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부대 상관들은 부대에 보급된 쌀 등 음식을 훔쳐 근처 시장에 내다 팔기까지 했다. 그 대신 부대원들은 값싼 옥수수죽을 먹어야 했다. 노씨는 음식 대신 야생 버섯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그 바람에 부대배치 몇개월새 체중이 약41kg으로 줄었다.

노씨는 한 겨울에 영하 40도 가까이 내려가는 혹한 속에서 13시간동안 경계근무를 서야했다. 하지만 일부 병사들은 부대 지휘관들에게 월 약 150달러의 뇌물을 바치고 빠졌다. 이들은 잠을 더 잘 수있는 특혜를 누리고, 따뜻한 방한복을 입었으며, 인근 시장에 가서 빵을 사오기도 했다. 노씨는 집에 전화 한 통화조차 할 수없었던 반면, 뇌물을 준 병사들은 매주 집에 전화를 걸었다.

상사들은 그에게 집에 전화를 걸어 돈을 가져올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고 있는 그는 그런 말을 꺼낼 수없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군사분계선 넘어 걸려있는 남한 군인들의 사진을 보면서 "저 사람들의 삶은 다를까"란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노씨는 탈북하기 얼마전 쌀과자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구타를 당한 후 자가비판을 해야했다. 그리고 2017년 12월 어느날 새벽 군사분계선을 넘어 탈북을 감행했다. 어깨에는 라이플 총을 메고 90발의 탄환과 2개의 수류탄을 가진 상태였다.

노씨는 남한에서 최근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으며, 주말에는 웨딩홀 부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화상수업을 들으며 안전함을 느끼는 한편으로 북한에 있는 가족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는 북한 병사들을 위한 코로나 19 방역조치에 대해선 "죽게 내려버둘 것"이라며 "우리는 버려질 수있는 존재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노씨는 자신의 탈북으로 인해 가족이 겪을 일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알 수없는 일에 너무 몰입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생각하면 고통스럽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북한에 대해) 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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