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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독립기념일에도 연이틀 '분열'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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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 속 재선 위해 정치적 이용" 비판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독립기념일인 4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미국에 대한 경례' 기념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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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연이틀 대대적인 행사를 열고 분열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현실화된 비상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독립기념일을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차원 기념식인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행사를 대규모로 연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각 주(州)당국이 잇따라 독립기념일 행사를 축소 또는 취소한 것과 정 반대 행보다. 이날 수도 워싱턴 상공에서는 미 해군과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루 에인절스'와 '선더버드'가 전투기를 동원한 에어쇼를 펼치고, 오후 9시부터는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미 내무부는 "최근 들어 가장 큰 불꽃놀이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까지 날아가 전야 불꽃놀이 행사에 참석했다. 조지 워싱턴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전직 대통령 4명의 대형 두상 앞에 선 그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새로운 급진 좌파 파시즘', '분노한 폭도' 등으로 비난하며 통합보다 분열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는) 우리의 역사를 말살하고 영웅을 훼손하며 우리의 가치를 지워버리고 아이들을 세뇌하는 무자비한 캠페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7,500명의 청중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미 언론들은 당파성 없이 축제로 치러져온 독립기념일에 대통령이 오로지 대선을 의식, 백인과 흑인을 '편 가르기' 하는 분열적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인종차별 반대 시위 강제진압 논란으로 지지율이 추락하자 백인 지지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하는 '문화전쟁'의 메시지를 던졌다"라고 평했고, CNN방송도 "대통령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충격적인) 연설을 통해 미국을 퇴보시키려 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의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의 조형물을 세울 '국립 정원'을 조성하라는 행정명령까지 내렸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최근 미국 남북전쟁 과정에서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의 상징물이 잇따라 파괴된 데 대한 맞대응을 선포한 셈이다. 국립 정원은 교외의 자연경관이 뛰어난 지역에 조성할 예정으로 오는 2026년 7월 4일 개장을 목표로 삼았다. 주 정부나 민간 조직에 동상 기부를 요청하기도 했다. BBC는 "대통령이 국립 정원에 세우려는 인물상 목록을 두고 향후 논란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재선 캠프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변 안전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NYT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 장남의 여자친구이자 재선 캠프 정치자금 모금 최고책임자인 킴벌리 길포일이 사우스다코다 출장길에 올랐다가 양성반응 판정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 관계자를 인용, 길포일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았고 대통령 측근 직원들과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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